'음악속 연인' 박효신이 주는 아주 특별함

거장이 되기위한 큰 발걸음, 그의 리메이크 앨범을 기대하는 이유

조현우 기자 | 기사입력 2005/03/16 [18:33]

가수가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더욱 문호의 개방이 넓어진 tv 연예프로그램 패널, 30초의 미학이라 일컬어지는 cf에서의 모습, 간간히 보이다가 대세가 된 듯한 화보집,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드는 연기자로서의 변신 등 이제는 ‘가수‘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굳이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지 않아도, 노력의 산물인 신곡들이 담긴 앨범을 발표하지 않아도 인기를 끌 수 있게 되었다. '가수'가 '가수'를 하지 않고도 '가수'라고 주장하는 시기까지 온 것이다.

그래서일까, 박효신은 한국의 많은 가수들 중에서 특별해 보인다. 그는 또래 가수들과는 다르게 가수라는 직업에 대한 자긍심이 있는 뮤지션이다. 많은 가수들이 라이브 무대 보다는 이어 마이크를 끼고 노래가 아닌 율동을 보여주던 시기에도 나이 어린 이 가수는 엉망진창인 음향시설 속에서 라이브를 고집했다. 많은 가수들이 다양한 시도라는 이름의 외도를 하고 있을 때에도, 자신의 악기인 목소리를 곡에 실어 감정을 담아 부르는 이 쉽고도 어려운 일에만 매진했다. 그에게 노래는 어색하지 않게 그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행동이며, 대중은 그것에 조금씩 스며들었다.

박효신의 탄생과 1집- 해줄 수 없는 일

그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 것은 고1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부천 청소년 가요제에서 이기찬의 ‘please'로 대상을 받은 후로 크고 작은 가요제에서 그는 각종 수상을 하게 된다. 당시 가요계는 100만장 가수가 쏟아져 나오는 등 엄청난 시장의 팽창과 함께 10대 구매력이 절정에 올라있는 시기였다. 아이돌 그룹이 우후죽순 격으로 결성됨과 동시에 이지훈-양파-이기찬 등 가창력이 뛰어난 어린 가수가 공존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이런 시기에 걸출한 보컬리스트의 기질이 다분한 박효신을 가만 내버려 둘 리가 없었다. 

99년 11월 sbs <영 스트리트> 공개방송에서 데뷔한 뒤, 12월에 발표한 1집 데뷔 앨범 <해줄 수 없는 일>은 지금과는 사뭇 다른 박효신의 음색을 느낄 수 있는 앨범이다. 이후에도 끊임없이 그와 연관을 맺게 되는 작곡가 신재홍과의 첫 결과물인 타이틀 곡 ‘해줄 수 없는 일’은 이후에도 중요한 의미를 미치게 된다. 윤사라가 작사한 이 노래는 이별을 앞두고 있는 남자의 슬픈 심정을 적은 가사내용인데, 이후에도 박효신은 노래 스타일의 변화는 자주 겪게 되지만 가사의 변화의 폭은 그리 크지 않았다. 슬픔의 감정을 머금는 사랑과 이별, 그가 들려주는 노래의 일관된 주제이다.

서서히 그의 가창력이 세상에 알려지고 있을 무렵 kbs2 <이소라의 프로포즈>의 출연은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내게 한다. 당시 시청률 15%대를 기록하고 있던 인기 음악프로그램에서 라이브로 열창하는 어린 가수의 모습은 그동안 다른 가수들과 비교 대상조차 되지 않았던 락 보컬 임재범의 어린 시절의 모습과 비슷했다는 이야기와 함께, 다음 날 라디오 신청곡으로 ‘해줄 수 없는 일’이 쇄도하는 광경을 낳기도 했다. 짙은 허스키 보이스의 r&b 기교는 후에 박효신만의 ‘soul‘로 완성되게 된다.

당시 신인의 데뷔앨범은 색다른 시도를 최대한 배제한 채 트렌드를 쫓아가는 경향을 띠고 있었으며, 박효신도 여기에서 완전히 자유롭진 못함도 여러군데서 감지된다. 음반 전체는 그의 목소리가 돋보이게 하는 큰 흐름을 띠고 있으며, 울음이 폭발할 듯 흐느끼는 그의 보이스 컬러는 서브타이틀 곡 ‘바보’에서 두드러진다. ‘해줄 수 없는 일’이 피아노 소리와 함께 그의 바이브레이션이 나오는 것으로 귀를 감기게 만들었다면, ~해요체로 이뤄진 가사와 더불어 가성과 진성을 오가는 가창력을 보여준 ‘바보’는 훗날 그가 콘서트 장에서 반드시 불러야만 하는 그를 세상에 더욱 멀리 알려준 노래였다.

비록 훗날 앨범에서 프로그래밍으로 인해 비중은 어느 정도 작아졌지만, 4집까지 그에게 영향을 주고 있는 세션 드러머 강수호와의 만남도 이때부터 이미 시작되었고, 박노미란 이름으로 당시 음반 자켓에 써 있는 ‘박화요비‘와의 듀엣곡도 감상할 수 있는 앨범이었다. 대중은 실로 오랜만에 나타난 이 노래 잘하는 가수에게 2000년도 앨범 판매량 순위 15위에 랭크된 40만장의 판매고를 안겨주었고, 15회 골든 디스크상 신인상도 수상하게 된다.

또 다른 비상, 2집- second story

2001년 2월에 발표된 박효신의 2집 <second story>는 발매되기 전부터 화제를 불러 모았다. 그는 공백 기간동안 두 번의 콘서트를 여는 모습을 보였고, 여타 가수들처럼 인지도를 활용한 ’딴짓하기’가 아닌 마음껏 노래를 부르는 것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시켰다. 데뷔 앨범 이후 1년 만에 선보인 그의 2집은 여러 가지 점에서 주목할 요인이 있다. 전속 계약 후 발표한 앨범이라는 측면에서 느껴지는 안정된 그의 모습이자, 윤상이라는 걸출한 프로듀서와의 만남이 바로 그것이다.

클래시컬한 분위기를 선사한 김동률의 곡 ‘동경’, 윤상-박창학 콤비에 어우러지는 목소리가 일품인 ‘먼곳에서’, 훗날 박효신 팬들이 항상 꼽는 곡인 조규만이 선사한 ‘사랑...그 흔한 말', 주가를 한창 높이고 있었던 유희열의 참여, 여기에 외국 뮤지션들의 참여로 이뤄진 비트 있는 음악들까지, 훨씬 세련되고 고급스러워진 박효신의 목소리는 소포모어 징크스를 비켜가게끔 했다. 윤상의 프로듀싱은 그가 관심 있는 음악으로 이끄는 욕심이나, 프로듀서로써의 강요가 아닌 철저하게 박효신에 맞춰서 배열하는 친절하고 섬세한 모양새를 보여줬다. 전체적인 음악 색깔도 계속해서 이어지는 호소형의 가사와 동시에 깊어진 보이스를 느끼는데 부족함이 없다.

팬들의 기억 속에 소장가치가 높다고 소문났던 세간의 평가와는 달리 박효신은 훗날 한 인터뷰에서 2집이 자신의 앨범이라기보다는 작곡가들의 역량이 뛰어났던 앨범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는 전속계약이라는 안정된 틀이라는 장점 이면의 단점과 2집에서 자신의 욕심을 모두 투영하지 못해 나타난 작은 속상함이라고 생각되어진다. 그것은 뮤지션으로 나아가기 위한 갈망이라고도 느껴진다.

평가가 엇갈리면서도 역대 최고의 판매량을 기록한 3집- time-honored voice

2002년 9월에 발표한 3집 앨범 <time-honored voice>는 타이틀만큼이나 팬들 사이에서 평이 엇갈렸다. ’시대의 존경을 받는 목소리’라는 표현에서부터 건방지다, 자신의 꿈을 말한 것이라고 팬들은 엇갈렸으며, 상방신 누드를 드러낸 한정판이 매진되는 일화도 지나친 상술이다, 남자가수로써 다시 태어나고자 하는 의지이다 등 의견이 분분했다. 필자의 개인적 의견으로는 이전과 달리 짧게 자른 머리에서부터 느껴지는 강렬함과 더불어 그저 노래 잘하는 가수가 아닌 확실하게 가요계에 자리매김하고 싶어 하는 욕심의 다른 표현이라고 느껴진다.

3집까지 매 앨범마다 다른 프로듀서를 쓰던 박효신은 자신에게 있어 잊지 못할 노래인 ‘해줄 수 없는 일’을 선사한 신재홍과 다시 만나게 된다. 윤사라 작사, 신재홍 작곡의 ‘좋은 사람’은 박효신의 소울창법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준 노래이다. 바이브레이션이 강하게 요동치는 노래는 호소력 있는 목소리를 강조해준 슬픈 노래임에 분명했으나, 소울의 반대 측면인 부드러움은 느껴지지 않을 만큼 강하게만 다가온 경향이 짙었다. 오히려 ‘나비의 겨울’, ‘모래성’에서 담담하게 노래한 체념적인 곡 분위기가 박효신이라는 스테디셀러에게 더 어울리지 않았을까. 그의 노래는 단숨에 대중의 귓속으로 들어가는 매력보다는 서서히 중독 되지만 잊지 못하게 만드는 영향력도 있으니 말이다.

평가는 엇갈렸지만 3집이 대중의 뇌리에 강하고 분명히 남은 사실은 박효신이 음반에 쏟는 열정이었다. 15곡을 수록한 부분도 그러하겠거니와, 필요한 부분만 프로그래밍 한 채 어쿠스틱을 중용하는 그의 음악 경향은 신재홍의 프로듀서 체제 안에서도 이어졌고, sam lee-이태윤-강수호-나원주-대니정 등의 세션들의 연주력은 또 다른 백미이다. 팬들에게 의구심을 자아냈던 윤일상, 천성일, 박근태와의 작업은 한쪽으로만 쏠려 있던 대중성을 보다 확장하기 위한 시도였다. 듀엣곡을 수록하고 동시에 코러스를 통해 화성을 꽉 채운 느낌을 낸 부분도, 리메이크 곡 2곡을 실은 부분도 모두 그런 시도의 변형이라고 생각된다.

건재를 과시한 2년만의 4집- soul tree

1집 40만장, 2집 37만장, 3집 47만장에 이르는 그의 판매고는 현실에 안주하는 박효신의 모습이 아닌, 2년 동안의 고민을 하게끔 만든 4집 <soul tree>로 찾아오게 된다. 전 소속사와의 결별의 시기였던 만큼 여러모로 깊은 생각을 하고 발표한 4집은 앨범 타이틀에서부터 그의 앞으로의 음악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다. ’soul tree'라고 명명한 타이틀은 앞으로 그의 음악은 'soul'이란 열매를 맺겠다는 그의 다짐이자, 의지의 표현이고 4집은 그 뿌리를 내렸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강남 한 클럽에서 열린 쇼케이스에서 긴 머리를 하고 나타난 그는 2년 동안 음악적 고민을 끊임없이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신재홍 프로듀싱 체제로서의 확립이 다시 이뤄진 4집은 이전까지 매 앨범마다 프로듀서가 달랐던 것이 소울이란 길을 찾는 과정이었으며, 그것은 신재홍과의 작업이라는 결론으로 도출된다. 유명 작곡가 반열에 들어선 김도훈, 박진영 체제에서 작사를 갈고 닦은 방시혁의 조합품인 ‘나처럼’은 자신의 목소리 외에도 곡의 화성을 꽉 채워진 트랙이자, 그의 팬에게 있어 편안함을 안겨주는 또 다른 발견이다. ‘해줄 수 없는 일’-‘동경’-‘좋은 사람’으로 이어지던 타이틀곡 라인에 추가된 ‘그 곳에 서서’는 그의 동지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명품이다. 3집에서 처음 조우한 심상원의 스트링 라인에 나원주의 피아노, 강수호의 드럼에 박효신의 목소리를 가장 잘 이해하는 신재홍의 멜로디 라인까지, 완벽한 조합이다.

4집 앨범은 근래에 발표된 한국 대중가수의 앨범 중 버릴 곡이 단 한 곡조차 없을 정도로 완벽한 라인업을 자랑하는 앨범이다. 역대 음반들 중에서 그의 목소리는 가장 자연스러우면서도 빛났다. 그를 유난히 아끼는 이소라가 두 곡의 작사가로 참여했으며, 알게 모르게 그와 친밀한 관계를 가져왔고 자신의 앨범에서 듀엣 곡까지 부른 김현철이 선사한 ‘그 흔한 남자여서’는 여전히 그가 가장 관심 있어 하는 주제인 사랑과 이별이라는 테마와 섞여 잔잔히 스며든다. 뿐만 아니라 숱한 가수들의 타이틀곡들에 작사가로 정평이 높은 채정은, 윤사라, 한경혜를 만날 수 있으며, 뚜렷한 성장을 보여주고 있는 아직도 어린 젊은 보컬리스트는 하림, 김광진, 강호정, 박용준을 만날 수 있었다.

앞으로 자신이 나아가야 할, 마지막 남은 방향이기도 한 싱어 송 라이터를 겨냥한 자작곡 한 곡 까지 넘는 의도는 팬들에게 자신을 걱정하지 말고 지켜봐 달라는 배려이기도 했다. 2004년 연말 각종 시상식에서 불운 아닌 불운을 겪었던 것이 유일한 흠이었고, 역대 같은 나이에 발표한 쟁쟁한 선배가수들의 앨범과 비교해도 부끄럽지 않은 발전을 보여주었다.

듀엣, 드라마, ost를 넘나들다

발전 가능성이 다분하거니와 음악시장에서 한 축을 형성하고 있는 가수를 가만 둘리는 없었고, 박효신은 많은 수의 음반에 참여함과 동시에 각종 o.s.t에서 자신의 목소리로 부가적인 효과를 내기에 이른다.

박화요비와 함께 부른 주제가 ‘전설속의 사랑’, 린과의 ‘사랑이 올 때’, 듀엣 곡 완성도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는 이소라와의 'it's gonna be rolling', 또 한명의 보컬귀재라고 할 수 있는 김범수와의 ‘무제’, 서울 관객 300만명을 돌파한 영화 <우리형>의 ‘다시 만난다면’, 미사폐인을 몰고 온 또 하나의 요인이었던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 주제곡 ‘눈의 꽃’ 까지 열거할 수 없을 만큼 그의 목소리를 탐내는 곳이 많았다. 그것은 드라마 전 회에 이르기까지, 영화 주제를 표현함에 있어서, 앨범 분위기를 형성하는데 있어서 박효신의 호소력이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알려주는 부분이다.

박효신, 그의 인기 요인

서울 소재 한 레코드 가게에서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박효신 앨범이 출시되면 서울 시내 판매량은 아마 거의 여대에서 이뤄진다고 보셔도 될 정도로 엄청나게 판매량이 늘어나요. 여대생들 못지않게 남자 팬들도 무척 많고, 음반 시장 불황, 불황 하지만 고정 팬을 가진 채 매일 조금씩 과거 전작 앨범까지 판매되는 가수가 그렇게 많지 않잖아요?’

박효신의 인기 요인은 무엇일까. 그것은 소리꾼, 노래쟁이로 표현하고 싶을 정도의 그의 매력적인 목소리를 우선 들 수 있겠다. 대다수의 가수들이 많은 악기들로 이뤄진 곡속에 자신의 목소리를 얹는 것과는 달리 그는 목소리를 악기로써 활용한다. 이 악기는 사람의 감정을 흔들리게 하는 호소력을 가지고 있으며, 절절하고 애처롭다 못해 슬픈 감정으로의 이입을 형성하는데 탁월한 악기이다. 더 나아가 박효신의 목소리는 다른 악기들의 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중독성을 선사한다. r&b다, soul이다 나누는 말은 이제 필요 없는 듯 하다. 미국 흑인 노동자들에게서 유래된 soul의 테두리 위에 한국 특유의 사랑과 이별의 정서적 감정이라 할 수 있는 恨을 얹는 박효신의 목소리는 그래서 더욱 잘 어울린다. 다시 말해, 박효신‘s 목소리는 이제 팬들에게 있어 하나의 장르처럼 인식되는 것이다.

이는 그의 일관되게 보이는 음악 스타일과도 연관이 깊다. 피아노 선율은 잔잔한 곡 분위기를 배가시키고, 현악기들의 연주와 더불어 클라이막스 부분에 어김없이 수려하게 나오는 드럼 연주는 곡의 깊이를 더한다. 사랑과 이별의 슬픔을 반영하는 가사는 유행처럼 번졌던 뮤직비디오 열풍 따위 없이도 수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다. 이렇게 박효신이 발표한 4장의 정규 앨범은 각기 다른 이미지와 맞물려 음악 발전성이란 한 테마로 묶이며, 많은 상상들을 하게끔 한다. 보다 좋은 세션을 구하기 위해서 동분서주하던 모습, 매 앨범 프로듀서를 바꿔가며 또 자신의 음색을 더 잘 알기 위해 스타일을 바꿔가며 작곡가들을 만나던 모습 등 말이다.

박효신의 리메이크 앨범에 대한 기대

 

4장의 앨범, 한 차례의 베스트 앨범, 일일이 꼽을 수 없을 만큼 많이 참여한 기타 앨범들을 발표한 박효신이 시도하지 않은 한 가지가 있다. 바로 리메이크 음반이다. 작년 말 한 공연장에서 빅마마의 ‘체념’을 부른 뒤 리메이크 음반 의사가 있음을 밝혔던 그는, 곡 선정과 배열, 프로듀싱에 이르기까지 자신이 참여한다는 의사를 여러 매체를 통해 최근 밝혔다.

과거 박효신은 여러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타 가수의 히트곡을 자주 부른 경험이 있고, 자신만의 보이스로 새로운 느낌을 안겨 주었다. 청취자들은 어떤 노래를 불러달라고 사연을 적어 보내는 등 소위 '다른 곡의 박효신 화'에 대해 열렬히 호응했고, 그것은 그의 공연장에서도 이어졌다. 즉, 박효신이 부르는 다른 가수의 노래들에 대한 호감은 이미 여러 차례 감지된 것이다. 이것은 기존 여러 리메이크 앨범들과는 달리 관객들의 귀를 즐겁게 해주는 순수한 수요의 개념으로써 해석된다.  

음반 시장의 불황과 함께 찾아온 리메이크 음반의 홍수는 여러 차례 지적했지만, 득보단 실이 많을 수 있는 시도이다. 원곡의 분위기를 살리면서도 재해석해야 하는 압박감 이외에도 검증된 노래를 골라 한 장의 음반을 만들어내는 비난 섞인 목소리까지 여러 구조적인 어려움을 동반한다. 최근 여러 가수들이 리메이크 음반을 발매 한 것으로 인해 곡이 중복되는 일도 있을 정도로, 또 리메이크 음반이란 형식 자체가 식상하다는 느낌마저 주고 있다. 모두 어떤 주제를 정하지 않은 채 트렌드를 쫓아가는 형식이 가져다 준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가창력이 뛰어난 한 가지 이유만으로 리메이크 음반을 내는 것은 그래서 무리한 시도이다. 자신의 음반이 일정 궤도에 올라선 채, 자신이 영향 받았던 뮤지션에 대한 트리뷰트 적인 요소, 원곡을 크게 변화하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느낌으로의 편곡의 3박자가 맞을 때 비로소 가수의 리메이크 음반은 빛나게 된다.

박효신의 리메이크 음반은 상대적으로 이러한 우려가 기우로 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가 tv, 라디오, 콘서트 등을 통해 부른 타 가수들의 노래는 모두 아주 친절하게 그만의 목소리로 승화되었다. 원곡을 부른 가수의 분위기를 크게 깨지 않은 채 그만의 호소력이 빈 공간에 채워진 느낌은 여러 악기들뿐만 아니라, 그만의 악기인 목소리와 더불어 또 한번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다. 앞서 필자가 언급한 지난 1집부터 4집까지의 앨범들, 또 그가 참여한 다양한 앨범들은 하나의 보이지 않는 연장선상에 있으며, 그래서 리메이크 앨범도 연속된 그의 발자국 중 한 발걸음이란 생각이 든다.

그가 선곡한, 그가 프로듀싱한, 그의 목소리로 불러질 과거의 곡들과 박효신의 만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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