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절대로 국보법폐지 못한다"

<특별기고> 게임이론을 통해 분석한 한국 정치상황과 남북한 문제

김휘영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05/10/14 [08:02]

2005년 노벨 경제학상에 빛나는 게임이론의 효용

올해 스웨덴 노벨상 심사위원회에서 노벨 경제학 수상자로 발표한 사람은 미국 메릴랜드대학의 토머스 셸링 교수(84)와 이스라엘 헤브루대학의 로버트 오먼 교수( 75)다.

이 두 교수는 갈등관계에 있는 집단들 사이에서의 전략 결정이나 의사결정의 과정을 이론적으로 규명해 낸 게임이론을 만들어 낸 업적을 공통으로 가지고 있다.

게임이론은 1944년 j 폰 노이만과 o 모겐스턴의 공저(共著) '게임이론과 경제행동(theory of games and economic behavior)'에서 더욱 발전했다. 이 이론은 최근에 들어와서 심리학이나 경제학을 넘어 기업의 경영전략이나 마케팅 이론에 많이 적용된다. 그래서 하버드, 예일, 미시간 등의 유명 대학원 mba 과정에서 정규 과정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게임이론을 한국의 정치관계에 적용함에 있어

이 게임이론을 한국의 정치집단에 적용시킬 때 나에게 가장 이해하게 쉽게 한마디로 요약하라면 당리당략(the interest and strategies of the parties)을 들겠다. 즉 한국에서도 비록 그 이론적인 틀을 규명해 내지 못한 점만 다를 뿐이지 실상은 이 게임이론은 한국의 정치집단사이에는 너무나 광범위하게 실행되고 있었다는 것은 당리당략이라는 용어에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열린우리당이 과반수 획득해야만 국민에게 이롭다고 주장한 이유

필자는 우리나라에서 중요한 의제가 발생할 때마다 직접 이 게임이론의 당사자의 입장으로 들어가 보는 실험으로 여러 가지 상황들을 예측해 보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 결과가 나의 예측과 너무나 흡사하게 나타나서 놀라곤 한다.

그 일례로 2005년 4월 15일 총선을 앞두고서 열린우리당이 반드시 과반수의 의석을 획득할 것이며 또 과반수를 획득해야만 하는 이유를 우리 국민의 효용증대란 측면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었다.

무위 (2004-04-12 18:33:56, hit : 297, 추천 : 21)

제목 / 열린 우리당이 과반수 획득에 실패하면 5가지 예측

1. 선거 무효 소송이 갑자기 활기를 띤다.
2. 정책 공조가 많이 생긴다. 잘하면 당 대 당 통합도 생각해 볼 수 있다.
3. 실제로 과반수 근방에 머물면 노무현 대통령이나 열린 우리당의 최 상위층인 지도부는 더 쾌재를 부른다. 수구세력 척결 카드를 또 써먹을 수 있고 대선까지 이어 갈 수 있다.
4. 정책의 잘못으로 실업자가 늘어나고 빈곤으로 자살하는 사회문제들을 죄다 "야당이 발목을 잡아서"란 변명을 할 수 있게 된다. 이건 정말 끔찍하다.
5. 대통령은 틈만 나면 국민을 보고 정치를 한다는 말만 남발한다.

====> (결론)표를 좀 주어서 "야당이 발목을 잡아서"란 변명을 할 수 없도록 하는 외통수에 밀어 넣어야 한다고 본다.

이는 나의 열린우리당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서 정치인들에게 비싼 세금을 주면서 그 대가를 얻어내야만 하는 국민의 입장에서 보았기 때문이다.

좀더 자세히 설명하면 만약 열린우리당이 과반수 획득에 실패하게 되면 허구헌날 "야당이 발목을 잡아서"라는 핑계만 대면서 정작 국민에게 필요한 일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런 핑계를 내걸 수 없도록 사전에 도망갈 구멍을 봉쇄시켜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요지였다. 그리하여 국민에게 이로운 정책을 내놓는 일을 하지 않을 수 없도록 하기 위한 외통수 작전이 펼쳐지는 것이 나의 바램이었다.

최근 재보선에 의해서 과반수가 무너지자 노무현 대통령이 말한 대연정이나 소연정은 예측 2에 관련되어 있으며 최근 노무현 대통령이 국민대통합연석회의’라는 다시 불을 지핀 것은 예측 5와 관련되어 있고 민주노동당 조승수 의원직 상실은 예측 1에 연관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국가보안법을 결사적으로 사수해야 할 정치집단은 열린우리당

최근 동국대 강정구 교수가 말한 "6.25는 통일전쟁"이라는 논란 속에 떠오른 국가보안법과 통일 문제에 대해서 이 게임이론을 적용시켜 보았다. 그 결과 놀랍게도 한국의 여러 정당 중에서 국가보안법 폐지와 또 북한 정권의 붕괴를 가장 원치 않을 전략을 선택할 집단으로 열린 우리당이라는 답안이 튀어 나왔다.

이해집단간의 게임이론에 따라 이런 결론을 도출하게 된 이론적 근거는 다음과 같다. 또한 이 분석을 세심하게 들여다보면 열린당이 지난 번 총선으로 과반이라는 칼자루를 잡고서도 왜 국가보안법을 폐지한다는 이미지정치만 하고서 정작은 그 칼을 빼들지 않았는지 그 필연성을 제대로 파악해 낼 수 있다.

국가보안법이 열린 우리당을 주축으로 해서 폐지되면 다음과 같은 수순으로 한나라당에 유리한 외부환경이 조성된다.

1. 주사파나 강정구 비슷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높아짐 ===> 2. 이에 대한 반발로 보수층 대결집===>3. 한나라당 집권 분위기 조성

조금 더 자세히 국가보안법 폐지에 대한 각 정당들 사이의 이해득실을 냉정하게 평가해 보면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달한다.

1. 한나라당 --단기적으로 가장 유리, 중장기적으로 보통 수준 또는 예측 불가
2. 열린우리당--단기적으로 가장 불리, 중장기적으로도 매우 불리
3. 민주노동당--단기적으로 매우 유리, 중장기적으로 보통 또는 예측 불가
4. 기타 진보진영(사회당 등) -- 단기적으로 유리, 중장기적으로 매우 유리

이 중에서 내일을 알 수 없는 정치권력집단들 사이에서 가장 중요하게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당연히 단기적(short-term)인 이해득실이다.

부연하면 국가보안법이 폐지되면 당연히 한총련 남총련 등의 단체가 합법화될 것이고 이들의 공식적인 집회나 시위가 늘어날 것이다. 그러면 사회일반에는 친북단체들의 목소리가 실상보다 훨씬 크게 확장되어 보일 것이다. 그 결과 이에 대한 반발로 보수우익이 대규모로 결집을 하게 될 충분한 동기와 명분을 축적하게 될 것임은 불문가지다.

만약 내가 한나라당의 대선을 기획하는 책임자라면 대선 1년 정도를 남겨 두고서 국가보안법이 폐지될 수 있도록 치밀한 전략을 짜겠다. 그 역사적인 순간에 한나라당 국회의원 몇 명이 1년 전 노무현 대통령이 탄핵될 때 유시민의원이 한 행동처럼 우는 조연을 해준다면 그 효과는 더 말할 나위가 없이 높게 나타날 것이다.

현재 열린우리당은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기보다는 이 법으로 많은 혜택을 받고 있는 실정이라서 절대로 이 법만은 사수하려고 할 가능성이 크다. 열린우리당이 과반수였을 때 이 법이 폐지되었다면 천정배 법무장관의 불구속 수사 지시로 진보적이라는 연극을 할 수 있는 기회 조차 원천적으로 박탈당해 버렸을 것이다.

실제로 열린우리당의 집권시에 국가보안법이 폐지될 가능성 보다는 향후 한나라당이 집권하게 된다면 국가보안법을 폐지시킬 가능성이 더 높다고 판단된다. 특히 원희룡 등의 소장파를 중심으로 이런 법안이 발의될 것이고 한나라당의 수구꼴통 이미지를 벗겨낼 좋은 좋은 소재로 활용될 카드가 국보법 폐지다. 국보법이 폐지된다고 해서 한나라당 지지자와 노장층들이 갑자기 진보정당을 지지할 일은 더욱 없으니 더욱 안심하고 선택할 수 있다.

필자가 굳이 이런 분석을 사회 일반에 공개하는 이유는 유권자들이 더 이상 이미지에 속지 말고 실상을 제대로 보는 안목을 기르자는 데에 그 이유가 있다. 아니 무엇보다 큰 이유는 국가보안법 개폐에 대한 책임 소재를 명백히 밝혀 열린우리당을 외통수에 몰아 넣기 위한 필자 나름의 전략적 선택이기도 하다.

열린우리당이 진정한 인권의식에 관심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마음만 먹고 민주노동당과 제휴해서 언제든지 국가보안법을 폐지시킬 수 있는 칼자루를 쥐고 있음을 애써 회피하지 말기 바란다.

이데올르그의 환상이 무참히 깨진 지 오래된 21세기에서 강정구 교수가 국가조직이 정한 법에 의해 처벌을 당하는 일은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되는 폭력이다.

물론 나도 강정구 교수의 발언이 썩 맘에 드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내 맘에 안든다고 해서 그가 가진 학문적 양심적 자유까지 침해하려고 해서는 안되는 일이 아닌가? 그런 것은 국가의 법이 아니라 지식시장에서 경쟁하도록 내버려두는 것이 국가의 장래를 볼 때도 바람직하다.

게다가 북한 김일성에 의해 도발된 6.25가 실패한 통일 전쟁이라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고 이는 과거에 김대중 전 대통령도 밝힌 견해가 아닌가? 물론 강정구 교수가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점이 있다손 치더라도 한 분은 대통령이라서 되고 나머지 한 분은 교수라서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할 셈이라면 너무나 우스꽝스럽지 않은가?

남북관계와 게임이론

그럼 한반도의 남북관계에 의한 긴장관계를 정당간의 게임이론을 적용시켜 살펴보자. 만약 북한의 정권이 당장 무너지고 북한의 인민들이 해방된다면 정치권력집단에 어떻게 작용할까?

1. 한나라당-- 일본의 자민당같이 장기집권의 틀을 마련할 가능성이 높다. 새로이 투표권을 갖게 되는 북한 인민들이 패배한 구체제와 비슷한 이데올르그를 가진 정치권력집단에 표를 줄 리 만무하다. 고로 그 열매를 가장 많이 수확할 정당이 되어 매우 유리하다.

2. 열린우리당 -- 단기적으로 매우 불리해진다. 남북 정상회담 같은 카드도 정국에 이용할 수 없다. 열린 우리당으로서는 북한이 가능한 이 상태로 오래 유지하고 연명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북한이 일거에 붕괴되면 열린 우리당은 함께 붕괴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특히 이념적으로 비슷한 성향의 길을 걸었다고 평가받는 386 정치 세력들은 일거에 퇴장당하게 될 것이다.

3. 민주노동당 -- 단기적으로 유리, 장기적으로 더욱 유리하다. 남북이 일시에 통일되면 민주 노동당은 통일 한국에서 제 2당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민주 노동당 수뇌부에 큰 폭의 세력교체가 이루어진다. 따라서 민주 노동당 수뇌부의 입장에서는 반드시 이런 구도가 그리 달갑지 않을 수 있다.

결론적으로 북한의 집권자들이 건재하도록 도와주어야 하는 입장에 서 있는 정치집단은 열린우리당이고 또 실재로도 여러 가지 명분을 내 걸면서 이런 일에 가장 많이 앞장서고 있는집단도 열린우리당이다.

친북세력과 반북세력의 용어 혼란

많은 사람들이 친북세력 반북세력이라는 말을 쓰고 있지만 사실상 이 말은 매우 잘못된 용어라고 판단한다. 이미지를 벗겨내고 그 실상을 보면 한국의 친북세력은 친김정일정권 세력이지 친북한인민세력이 아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반북세력이라고 말해지는 사람들도 실상은 반북한인민세력이 아니다.

북한 사람들 중에서 한국에 와서 테러를 당할 염려가 있는 사람은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그 주위의 소수의 정권세력들 뿐이지 북한 인민들은 단 한 명도 없다. 이는 현재 한국사회로 편입한 수천 명에 이르는 탈북자들이 테러에 대한 아무런 위협없이 살아가고 있음을 보면 쉽게 증명된다. 즉 북한 인민들 중 어느 누구라도 한국에 온다고 해서 테러를 걱정해야 할 진정한 의미에서의 반북세력이란 용어에 해당되는 사람들은 없다.

그 다음 흥미 거리로 현재 북한에서 활발한 김정일 이후의 후계자 구도문제를 생각해보자.

필자는 오래 전부터 일시적인 기분만 배제하면 김정철로의 제 3대에 걸친 북한 김씨황가의 세습이 반드시 성공하기를 간절히 빌어왔다. 굳이 마오쩌뚱의 모순(矛循)이론을 차용하지 않더라도 모순이란 적당히 비켜 가는 것보다는 성경에 나오는 '한 알의 밀알이 썩듯이' 확실하게 심화되는 것이 새로운 사회를 열어 가는 동력을 얻는 데는 훨씬 유리하다.

만일 북한이 제 3대로의 세습이 성공하게 된다면 그때부터 북한 정권은 붕괴의 모래시계가 확실하게 작동하게 될 것이다. 남한내의 친북한정권 반북한인민세력들의 목소리가 힘을 잃을 것이고 북한정권의 국제적인 고립이 심화될 것이다.

무엇보다 국제 사회에서의 비아냥이 커지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북한 주민들이 자신들은 북한인민민주주의 공화국에 거주하는 인민이 아니라 북한김씨왕국에 살아가는 신민(臣民)임을 확실하게 자각하게 될 것이다.

북한이 현 상황에서도 북한 인민들의 굶주림을 해결할 간단한 방법이 있다. 그것은 비효율적인 주체농법을 폐기하고 개인농법으로 전환하는 길이다. 그러면 북한 인민들 스스로가 거름도 주고 길쌈도 하면서 산출을 늘릴 것이다.

이렇게 크게 힘 안들이고도 할 수 있는 방안을 애써 외면하는 이유는 배급 제도를 통해서 북한 인민들을 절대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헤게모니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권력집단의 의사표시다. 이는 독재자들이 공통적으로 가진 속성인 비겁성에서 기인한다.

정책의 최종소비자는 정치세력이 아니라 국민

필자가 예언하기에는 북한에서의 제 3대로의 세습이 성공한 후 약 7년 이내에 북한 정권은 붕괴될 것이고 김정철은 망명객이 되거나 비운의 죽음을 맞이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북한 정권 당국이 내가 말한 이런 메카니즘을 다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런 구조를 피해나갈 대안은 딱히 없어 보인다. 말 그대로 북한 사회의 내재적 모순의 작동원리에 의해서 그 모순이 더욱 심화되고 첨예화되어 붕괴의 길로 치닫게 되는 것이 필연적인 구조라고 보아진다.

여태까지 게임이론에 의거하여 대한민국의 여러 문제를 해석해 보았다. 여기에 대한 해석은 각자 자유롭게 판단할 몫이다. 다만 이 게임이론의 적용에 있어서 필자는 어느 한 정치집단의 이해관계 보다는 최종 소비자가 되어야 할 남한의 국민들과 북한의 인민들의 이익을 가장 중요시하는 입장에 서 있음을 밝혀두고자 한다.

문화비평가, 현재 인터넷 칼럼니스트 무위로 활동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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