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기업, 기업 자체성과 침체됐다”

경제개혁연구소, 50대기업 부가가치 생산-분배 관한 분석<발표>

박정대 기자 | 기사입력 2015/01/27 [11:46]

경제개혁연구소(소장: 김우찬, 고려대 교수)는 27일 경제개혁리포트 2015-1호 「50대 기업의 부가가치 생산 및 분배에 관한 분석 (2002~2013년)」을 발표했다. 경제개혁연구소측은 “이 보고서는 최근 한국경제에서 대표기업들의 성과가 여타 부문으로 확산되는 낙수효과(trickle-down effect)가 저하되었을 뿐만 아니라, 대표기업들의 성과 자체도 저하되기 시작했다는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부가가치를 기준으로 상위 50대 기업을 선정하여 분석함으로써 이를 검증하고자 하였다. 또한, 이를 통해, 최근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소득주도 성장 전략’ 또는 ‘기업소득의 가계환류’ 등 정책 현안들에 대한 판단에 객관적 근거를 제공하고 시사점을 찾아보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이 보고서의 저자는 김상조 교수(한성대, 경제개혁연대 소장)이다., 다음 내용은 이 보고서의  요약이다.

 

50대 기업의 부가가치 생산 및 분배에 관한 분석 (2002~2013년)<요약>

 

▲ 김상조     ©브레이크뉴스

 

최근 한국 경제에서 대표기업들의 성과가 여타 부문으로 확산되는 낙수효과(trickle-down effect)가 저하되었을 뿐만 아니라, 대표기업들의 성과 자체도 저하되기 시작했다는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음. 이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소득주도 성장 전략 또는 기업소득의 가계환류 등과 같은 정책적 논의들이 관심의 대상으로 부상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본 보고서는, 한국 경제의 대표기업으로, 부가가치를 기준으로 상위 50대 기업을 선정하여 고용 및 소득의 창출, 그리고 임금⋅이자⋅배당 등으로의 분배구조 등을 분석함으로써, 최근 논란이 되는 정책 현안들에 대한 판단에 객관적 근거를 제공하고자 했다.

 

분석방법은 다음과 같다.

 

2011~2013 3개년의 부가가치 평균값을 기준으로 상위 50대 기업을 선정하고, 이들 5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한국은행의 『기업경영분석』(『한은 분석』)에서 사용하는 산식을 적용하여 각 기업이 산출한 부가가치의 규모 및 그 분배구조와 관련된 재무비율들을 계산하고, 이를 규모별⋅기업집단별⋅업종별로 나누어 분석했다.

 

단, 2011년부터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K-IFRS)에 의한 새로운 회계자료가 공시됨에 따라 시계열의 단절이 발생한 점 등을 감안하여, ⅰ) 2011~13년의 3개년은 50대 기업 모두를 대상으로 상기 방법에 따라 분석하고, ⅱ) 2002~13년의 12개년은 시계열자료를 모두 확보할 수 없는 6개 기업들을 제외한 44대 기업만을 대상으로 지표의 절대값 보다는 추세의 변화에 중점을 두어 분석했다.

 

2011~13년의 3개년간 50대 기업의 부가가치 현황을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50대 기업의 부가가치 규모 및 국민경제 비중을 살펴본 결과, 50대 기업 중에서도 규모별로는 최상위 5개사, 기업집단별로는 4대 재벌 24개사, 업종별로는 제조업 31개사의 위상이 한층 더 강화되었다.


이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그룹 9개사의 성과에 주로 기인한 것으로, 여타 규모⋅기업집단⋅업종의 성과는 정체 내지 하락의 양상을 보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즉, 최근 한국의 대표기업들의 성과 역시 심각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둘째, 50대 기업의 부가가치 구성비를 살펴본 결과, 『한은 분석』의 대기업에 대비해볼 때 50대 기업의 영업잉여 및 감가상각비 비중은 매우 높은 반면, 인건비 및 금융비용의 비중은 낮으며, 이러한 경향은 50대 기업 중에서도 최상위 5개사⋅4대 재벌⋅제조업에서 더욱 뚜렷하게 확인됐다. 영업잉여와 감가상각비의 대부분은 기업 내부에 유보되는 반면, 가계소득의 핵심 원천이 되는 인건비와 금융비용의 비중은 낮다는 점에서, 설사 50대 기업의 놀라운 성과가 계속 이어진다 하더라도 이것이 국민 다수의 고용과 소득으로 확산되는 효과는 매우 제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셋째, 50대 기업의 주요 재무비율을 검토한 결과, 향후 보다 면밀한 분석과 정책적 대안 모색이 필요한 문제점들이 제기됐다. 50대 기업, 그 중에서도 최상위 5개사⋅4대 재벌⋅제조업의 수익성 지표는 『한은 분석』의 대기업에 비해 월등히 높게 나타남. 50대 기업은 동일 업종의 일반 기업에 비해 고도의 자본집약적인 생산방식을 채택함으로써 높은 생산성을 실현하고 있다고 추측해볼 수 있는데, 이 경우 50대 기업이 창출한 부가가치의 대부분을 해당 기업 내부에 유보하는 것이 불가피함. 이는 50대 기업의 성과가 국민경제 전체의 소득으로 확산되는 효과를 제약할 뿐만 아니라, 나아가 여타 부문의 부가가치 생산을 저해하고 분배구조를 악화시키는 부작용을 낳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1인당 인건비 역시 50대 기업은 『한은 분석』의 대기업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임. 만약, 1인당 인건비의 격차가 생산성 요인에 못지않게 해당 기업의 독점적 지불능력 및 해당 노조의 교섭능력에 기인하는 것이라면, 이 역시 국민경제 전체의 고용과 소득창출 능력을 제고하는 데 장애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배당률과 배당성향은 50대 기업이나 『한은 분석』의 대기업 간에 별 차이가 없을 정도로 인색한 배당정책이 일반화되어 있음. 이는 단순히 주주에 대한 배당이 낮다는 차원을 넘어 한국 기업 전반이 주주의 이익에 매우 둔감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지배구조의 문제점을 반영하는 것이다.

 

2002~13년의 12개년간 44대 기업의 부가가치 현황을 분석한 결과, 기본적으로, 44대 기업 전체 및 삼성그룹 8개사⋅4대 재벌 20개사⋅제조업 27개사 등의 하위범주 간의 관계, 그리고 『한은 분석』 비교기준과의 관계 등의 측면에서, 2011~13년의 3개년간의 분석 결론이 대부분 유지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상의 결론은 본 보고서의 문제의식, 즉 대표기업들의 성과가 여타 부문으로 확산되는 낙수효과(trickle-down effect)가 현저히 저하되었음은 물론 이들 대표기업들의 성과 자체도 저하되기 시작했다는, 작금의 한국경제가 직면한 이중적 어려움을 여실히 드러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기업소득의 가계환류 방안으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기업 투자의 확대, 즉 ‘투자주도 성장 전략’과 관련하여, 2011~13년간의 50대 기업 및 2002~13년간의 44대 기업의 투자 동향을 살펴본 결과, 2011~13년간 50대 기업의 투자는 심각한 침체 상태에 빠졌으며, 상대적으로 하위권 기업 및 그룹의 투자가 더 크게 위축되었음을 알 수 있음. 44대 기업의 2002~13년간 투자 규모 역시 2010년경부터 감소 추세로 반전되었다.

 

기업들의 투자여력과 관련하여 내부자금 규모 및 투자재원자립도를 살펴본 결과, 2011~13년간 50대 기업의 내부자금 규모는 감소추세이며, 상위 기업⋅그룹으로의 집중 현상을 보이고 있음. 44대 기업의 2002~13년간 내부자금 규모 역시 2011년 이후 감소하고 있다.

 

투자재원자립도 추이를 보면, 2011~13년간 50대 기업 및 그 하위범주에서 대부분 200% 이상을 기록하고 있음. 즉, 가용한 내부자금 중에서 실제로 투자에 투입되는 부분은 절반도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함. 44대 기업의 투자재원자립도 역시 최근에 200%를 넘어섬. 이는 한국의 대표기업들이 적절한 투자 기회를 찾을 능력을 상실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킴키고 있다.

 

결론적으로, 최근 한국 대표기업들의 투자가 침체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나, 규제완화나 노동시장 개혁 등을 통해 이들의 투자를 확대하는 것, 즉 구래의 투자주도 성장전략으로 회귀하는 현 정부의 기조에 대해서는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기업소득의 가계환류 방안과 관련한 본 보고서의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가계소득 증대세제 3대 패키지의 틀을 수정하여야 한다.‘임금소득 증대세제’, ‘배당소득 증대세제’, ‘기업소득 환류세제’ 등 3대 패키지 세제의 적용대상은 상장기업 또는 일정규모 이상의 대기업임. 따라서 이들 대기업의 노동자, 특히 임금소득 증대세제의 기준이 되는 상용근로자는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을 받고 있다고 전제할 수 있으므로, 이들의 임금 인상에 세제혜택을 부여하는 것은 임금근로자간의 격차를 확대하는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또한 배당소득 증대세제의 대상이 되는 상장기업의 주주에는 고액의 금융자산가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을 것인데, 이들의 배당소득을 금융소득종합과세에서 분리하여 낮은 세율로 원천징수하는 혜택을 주는 것은 소득분배 상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 상황에서 기업소득 환류세제를 통해 대기업들의 투자를 늘리는 것이 과연 가능하고 바람직한 것인지 의문이다.


애초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거래관계를 통해 간접적으로 연결된 이해관계자에 대한 지출, 특히 중소 하도급기업의 경영성과 개선에 기여하고 그에 속한 노동자의 근로조건 향상에 기여하는 지출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세제혜택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개선해야 할 것이다.

 

둘째, 기업의 특정 지출에 세제혜택을 부여하는 방식만으로는 기업 내에 갇힌 과도한 유보금을 외부로 환류시키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으며, 조세정책의 특성상 기업의 합리적 의사결정 구조를 왜곡하는 비용이 발생하는 것도 피할 수 없다.

 

국민계정상 기업부문 전체의 투자재원자립도가 100%을 넘었고, 특히 50대 기업의 투자재원자립도가 200%를 넘은 현 상황은, 기업이 희소한 경제자원을 유휴화하고 있으며 이를 생산적으로 활용할 기회 내지 능력을 갖고 있지 못함을 반증함. 이러한 상황에서는 3대 패키지와 같은 복잡한 구조의 세제보다는 법인세 등의 단순한 세제를 통해 과잉 사내유보금의 일부를 정부가 환수해서 사회보장지출 확대, 최저임금 인상 및 적극적 노동시장정책 시행, 중소기업 육성 등에 직접 투입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일 것이다.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119@breaknews.com
ⓒ 한국언론의 세대교체 브레이크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