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래포구 어시장, 대형 화재는 인재”..3년 전 개선 요구 묵살됐다

정명훈 기자 | 기사입력 2017/03/20 [09:42]
▲ 2014년 실시된 소래포구 어시장 화재 안전 진단 보고서에서 우려삼은 전기화재 취약부분     © 브레이크뉴스


 

18일 새벽 대형 화재로 좌판 220여개와 점포 20여 곳이 소실된 인천 소래포구 어시장.

 

그러나 소래 어시장이 대형 화재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 이미 3년 전에 있었으나, 인천 남동구청은 개선 권고를 묵살했고, 결국 이같은 일이 벌어졌다.

 

20일 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이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014년 소래포구 어시장 화재안전진단 보고서'에는 어시장 내 전기시설 등 화재 취약 시설이 존재하며 개보수가 시급하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중기청은 2013년부터 전통시장에 대해 화재안전진단을 실시해왔는데, 2014년 4월 한국소방안전협회에 의뢰해 소래포구 어시장 내 소방․전기․가스 시설 등에 대해 4일 동안 화재안전 점검을 벌였다.

 

당시 취약시설 점검 결과, 어시장 전역에 노후전선이 직사광선에 노출돼 있었고, 배선 역시 난잡하게 설치돼 있었다. 이에 따라 합선, 누전을 예방하기 위해 전기시설 개보수가 시급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비닐천막 형태의 무허가 가건물들로 이뤄진 점포 천정에는 불이 잘 붙는 스티로폼 등 활어회 포장재가 방치돼 있어 화재발생 시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근본대책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또한, 상수도 소화설비를 좌판이 가로 막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화재발생 시 소방작업이 제대로 되지 않을 우려가 있어 좌판의 이동을 요구했다.

 

당시 중기청은 이같은 소래포구 어시장에 대한 화재안전진단 결과를 관할 지자체인 인천 남동구청에 통보해 전기․소방시설 등의 개선을 권고했으나 지난 3년간 전혀 이뤄지지 않았던 것이다. 사실상 이번 소래포구 어시장의 대형 화재가 인재(人災)인 이유다.

 

경찰이 어시장 내 60여대의 CCTV를 분석한 결과, 변압기가 설치된 전봇대에서 5m 떨어진 한 좌판에서 연기가 피어 오른 것을 확인했으며 현장에는 끊어진 흔적(단락흔)이 있는 전선도 발견됨에 따라 노후 전기선의 전기합선이 화재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경찰은 또 노후 전선에서 피어난 불길이 인근 비닐천막으로 이뤄진 가건물 천장에 생선이나 상품을 담는데 쓰였던 스티로폼 상자가 많이 쌓여 있는 곳으로 옮겨 붙으며 불길이 빠르게 번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소방도로를 막고 있던 좌판으로 인해 화재진압이 더뎌진 것 역시 3년 전 점검 당시 지적했던 부분과 정확히 일치했다.

 

아울러 화재안전 및 주차장 시설 확충 등에 쓰이는 전통시장 시설현대화 사업 예산이 2014년부터 올해까지 인천시 내 74개 시장에 213억 원이 투입됐으나 소래포구 어시장에는 예산을 배정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설현대화 사업 예산이 점포가 많은 등록시장 위주로 지원되는 데다, 화재안전시설 보다는 주차장 및 차양막(아케이드) 설치 등 편의시설에 집중된 탓에 무허가 가건물로 이뤄진 소래포구 어시장은 지원 대상에서 아예 제외된 것이다.

 

최근 대구 서문시장과 여수 수산시장의 잇따른 대형화재로 중기청은 전통시장 시설현대화 사업예산의 10%이상을 화재예방시설로 편성 의무화 했으나, 소래포구 어시장처럼 화재취약성이 높은 시장에 우선 지원되도록 개선해야 하며 매년 실시하는 화재안전진단 결과의 지자체 통보 후 이행상황 점검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정유섭 의원은 “소래포구 어시장 대형화재도 행정당국과 지자체, 상인 모두의 안이함과 무책임이 빚어낸 인재였다”며 “관련 제도전반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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