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엽기적인 그녀’ 오연서, 솔직 담백 ‘걸크러쉬’ 유발 여배우

타이틀롤 혜명공주 열연..당차고 씩씩한 조선시대 신여성 매력 발산

이남경 기자 | 기사입력 2017/08/06 [01:44]

▲ 배우 오연서 <사진출처=이매진아시아>     © 브레이크뉴스


브레이크뉴스 이남경 기자=
“찍은 지 꽤 돼서, 저도 시청자 입장으로 본방사수 하면서 재미있게 봤던 것 같구요. 마지막에는 자체 최고 시청률로 유종의 미를 거두게 돼서 기뻐요.”

 

지난달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엽기적인 그녀’의 히로인 오연서가 최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브레이크뉴스>와 만나 종영 소감을 전했다. 100% 사전제작으로 완성된 ‘엽기적인 그녀’는 지난해 8월부터 지난 3월까지 7개월의 촬영 기간을 가졌다.

 

시청자처럼 본 방송을 챙겨봤다는 오연서는 “촬영하면서 방송을 볼 때랑 달랐죠. 원래 드라마를 찍고 있을 땐 틈틈히 보게 되니까, 바쁘고 빠듯하긴 해도 시청자 분들의 댓글이나 반응을 보면 힘이 되기도 했거든요”라고 전했다.

 

“반대로 사전제작 드라마는 찍을 때 고독한 것 같아요. 배우들과 감독님께 의지하긴 하지만 맞게 가고 있나 고민도 많이 됐어요. 그래도 마음 편하게 보니까 좋긴 하더라구요. 찍고 있을 땐 놓치는 경우도 많고 틈틈히 보는데, 이번엔 아홉 시부터 집에서 대기하면서 봤어요.(웃음)”

 

‘엽기적인 그녀’는 조선 최고의 매력남 견우(주원 분)과 엽기 발랄한 혜명공주(오연서 분)의 알콩달콩 로맨스를 담은 청춘연애사극. 야욕이 들끓는 조선의 정권 이야기를 조화롭게 구성해, 묵직하지만 경쾌한 템포로 두 청춘의 연애담을 유쾌하면서도 현실감 있게 그려냈다.

  

“초반 대본을 봤었는데, 그 땐 제목이 확정은 아니었고 (제목을) 고민하고 계실 때였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퓨전사극이라서 좋았어요. 여태까지 사극들은 그래도 역사적 사실을 기반에 두고 상상력을 더해 쓰여진 거라면 ‘엽기적인 그녀’는 가상의 조선이라고 할만큼 새로운 포인트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역사에서 기본 모티브만을 차용해 작가의 상상력으로 그려진 퓨전사극 ‘엽기적인 그녀’는 ‘지라시’, ‘섬남섬녀’, ‘혼돈주’ 등 기발한 상상력과 언어유희로 또 다른 재미 요소를 더했다. 오연서는 이를 언급하며 ‘엽기적인 그녀’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라시’ 같은 단어도 그렇고 사극에서는 잘 쓰지 않는 반말들, 극중 숙박업소도 그렇고 새로운 시도들이 많아서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아요. 상상신도 많고 패러디신도 많고, 대본을 읽었을 때 신선하고 재미있다고 생각했어요.”

 

현재의 트렌드를 당시의 시대 배경에 반영한 퓨전사극인 만큼, 호불호도 확연히 갈렸다. “촬영할 땐 몰랐는데 드라마가 방송되고 반응을 보니까 낯설어 하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구요. 엄마만 봐도 낯설어 하시면서 ‘뭐야, 사극에서 왜 저런 말을 해?’라는 반응이셨어요.”

   

오연서는 극의 퓨전사극 요소를 즐기며 촬영에 임했다.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신으로 극 초반 지라시의 상상신들을 꼽으며 “지라시에서 그랬다더라 하는데 상상신이다 보니, 편하게 하라고 하셔서 애드립도 하고 그랬던 거예요”라고 밝혔다. 

 

“그런 신 자체가 아예 정극이 아니다 보니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하고 싶은 말도 다하고 그래서 되게 재미있었어요. 소개팅 하는 장면도 재미있었어요. 견우가 소개팅을 하는데 제가 뿅 나타나거든요. 그런 신도 사극에 없는 신이어서 재미있었어요.”

 

▲ 배우 오연서 <사진출처=이매진아시아>     ©브레이크뉴스

 

오연서가 맡은 혜명은 빼어난 외모를 자랑하지만 월담은 기본, 온갖 기행을 일삼는 엉뚱발랄 트러블메이커로 세상의 부조리함에 거침없이 맞설 줄 아는 조선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능동적인 인물이다. 사소한 오해로 만나게 된 견우와는 티격태격 원수 같은 사이에서 알콩달콩한 연인으로 커플 케미를 선보였다.

 

그는 자신이 맡은 혜명과의 싱크로율에 대해 “밝고, 사람 좋아하고, 정도 많고 이런 부분은 극중 혜명과 비슷한 거 같은데요. 혜명은 좀 많이 왈가닥인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당차기도 훨씬 당차고 멋진 여성이죠. 저는 그렇게까지는 아닌 것 같아요. 밝은 면들은 많이 비슷한 것 같아요.” 

 

통신 수단이 발달하지 않았던 조선시대였음에도 조선의 공주였던 혜명의 엽기적인 기행은 지라시로 알려지며 풍문의 주인공이 됐다. “현대와 같은 상황에서 혜명이 그랬다면 논란의 아이콘이 됐을 수 있어요. 조선시대에도 지라시로 난리였는데요. (웃음)”

 

오연서는 혜명을 ‘논란의 아이콘’이 돼도 굴하지 않을 만큼 당찬 인물로 봤다. “별로 굴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 성격상 ‘니들이 그렇게 말하든 말든’이라고 행동했을 거예요. 그래서 더 멋있는 것 같아요. 소신껏 행동하잖아요.”

 

그는 “옥지환을 찾는 과정에서 상인의 장부 훔치는 신도, 그땐 신분사회였는데도 그런 행동을 하잖아요. 자기가 원하는 것, 하고 싶은 것, 생각하는 가치관에 따라 움직이는 게 멋있어요. 저는 겁이 많아서 그렇게까지는 못 해요”라며 웃었다. 

 

“혜명이 폐위 위기를 맞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를 찾겠다는 열정 하나로 계속 궁을 나가고, 저라면 그렇게까지는 못 했을 거예요. 사실 모든 사람들이 갖고 있는 걸 지키기 위해서는 조심스러웠을 거예요. 혜명은 그런 걸 다 버리더라도 나의 신념을 위해 행동하는 여장부죠.”

  

혜명공주의 엽기적 기행은 얄미울 정도로 과격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러한 반응에 대해 오연서는 “전사가 초반에 안 나와서 혜명이 얄밉게 보였을 수도 있어요. 반대로 생각해보면 공주님이거든요. 누가 감히 손을 대겠어요”라고 말했다. 

 

“저도 초반엔 ‘도대체 그 반지가 뭔데’, ‘왜 안하무인인데’, ‘담은 왜 넘는데’ 하면서 봤어요. 3부가 지나면서 혜명의 슬픔이나 아픔, 왜 반지에 집착할 수밖에 없는지 나오면서 그런 게 해소가 됐는데 3부까지는 ‘왜 저래’라는 느낌을 줬을 수도 있어요. 그래도 그런 갈등이 없었다면 견우와 만날 수 있었을까요?”

 

오연서는 “그냥 사랑에 빠졌다면 견사부(견우)에게 사랑받지 못 했을 거예요. 견사부도 모두에게 늘 사랑받는 남자인데, ‘나를 이렇게 대하는 여자는 뭐야’라서 관심을 갖게 된 것 같아요”라고 전했다. 

 

이어 “다연(김윤혜 분)이 같은 여자가 돈도 많고 조신한 매력이 있지만 견우를 사로잡진 못 했잖아요. 견우도 이상한 사람이죠”라며, 혜명과 견우의 로맨스에 대해 “같이 시간을 많이 공유하고, 혜명의 아픔을 들여다 봤을 때 비로소 사랑에 빠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 배우 오연서 <사진출처=이매진아시아>     © 브레이크뉴스

 
극 초반에는 ‘엽기적인 그녀’라는 제목처럼 혜명의 엽기적 기행이 밝은 분위기를 자아냈지만 폐비된 중전 한씨의 에피소드를 쫓아가며, 극 초반 혜명의 모습은 보기 어렵게 됐다. 

 

이러한 아쉬움에 대해서는 “반반이더라구요. 겉만 사극이어서, 그동안 사극에서 볼 수 없었던 캐릭터긴 해요. 좋아해 주시는 분들은 뒷부분의 진지한 사극을 힘들어 하시고, 초반에 낯설어 하신 분들은 사극 장면을 좋아해주시더라구요”라고 전했다.

 

“사실 저도 후반이 그렇게 진지할 줄 몰랐어요.(웃음) 6부까지는 투닥거리고 슬픈 건 있지만 그래도 기본적인 성향 자체는 밝은 분위기였거든요. 개인적으로 그 간극을 맞추는 게 조금 힘들었어요. 왔다 갔다 하면서 연기하는 게 갑자기 낯설어 보이진 않을지, 그런 포인트들을 잘 맞추려고 노력했어요.”

 

혜명을 연기한 오연서에게도 남모를 고충이 있었다. 그는 “속치마가 진짜 많이 찢어졌어요. 워낙 움직이는 신이 많다 보니까, 사실 사극에서 여배우는 거의 움직일 일이 없거든요”라고 밝혔다.

  

“사극에서 뛰어가는 신 아니면 거의 앉아서 얘기하는 신이 많은데, 워낙 도망도 많이 다니고 사고도 많이 치고”라고 말한 오연서는 “드라마가 봄·여름에 방영할 걸 알아서 겨울에도 너무 두꺼운 원단의 옷은 못 입었어요. 색감도 그렇고, 그래서 더 많이 추웠어요”라고 털어놨다. 

 

그는 힘들었던 장면과 관련해 크리스 쑨(다르한 역)과 촬영했던 순가을 회상했다. “다르한이 찾아왔을 때 제일 추운 시기였는데 밖에서 셋이서 술을 마시는 신이 있었어요. 꼭 이걸 밖에서 먹어야 돼? 따뜻한 데 안에서 먹으면 안 돼? 싶었죠.”

 

특히 “보통 백성들이 경험하게 하고 싶다고 해도 실내에서 먹어도 될 것 같은데”라며 “그때 얼마나 추웠냐면, 컵에 술(물)을 담아놓으면 그 물이 얼 정도였어요. 마지막 신에서는 다들 입이 얼어서 대사가 안 될 정도인 거예요. 그때 생각해보면 춥고 힘들고 그랬어요”라고 전했다. 

 

또한 다르한 역으로 호흡을 맞췄던 크리스 쑨에 대해 “그 친구는 고생을 많이 했어요. 한국이 그렇게 추울 줄 몰랐던 거예요. 그래서 아무런 방한용품 없이 한복만 입고 맨몸으로 바들바들 떨면서 했어요. 팁을 많이 줬어요. 빨리 가서 이것 저것 방한용품들을 사라고. 그러다 죽는다고.(웃음)”

 

오연서는 “황자 캐릭터가 좋아서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많더라구요”라며 “한국말은 하나도 못 하는데 촬영장에서 늘 웃고, 다 한국인인데 혼자 중국인이어서 답답했을 법도 한데 웃으면서 촬영했어요. 성격도 좋고 연기도 잘 하시고”라며 크리스 쑨에 대한 미담을 덧붙였다.

 

커플로 호흡을 맞췄던 주원에 대해서는 “주원 씨는 동갑이어서 더 빨리 친해졌어요. 워낙 귀엽고 애교도 많고 자상하기도 하고, 촬영 기간이 길기도 해서 많이 의지했죠. 사극이다 보니 외진데서 촬영도 많이 하고 연기적인 것도 조금 더 허심탄회하게 얘기할 수 있었어요”라고 밝혔다. 

 

“주원 씨는 좋은 파트너였죠. 저희끼리 ‘다음에는 재미있는 현대극 하나 하자’ 이런 얘기도 했어요.” 오연서는 사극을 촬영하며 추위로 힘들었던 순간을 꼽았지만, 좋았던 점으로는 전국을 유랑할 수 있어서 즐거웠다고. 

 

“사극의 좋은 점은 촬영하면서 우리나라 예쁜 장소들을 많이 간다는 거예요. 전국 팔도를 다 다녔어요. 경상도 충청도 강원도 경기도 다 좋았어요. 그렇게 다닐 수 있어서 좋았어요. 촬영 기간도 조금 길어서 맛집가서 밥도 먹고 경치도 보고, 그런 여유가 있어서 있어서 좋았던 것 같아요.”

 

극중 엉뚱 발랄한 혜명처럼 오연서는 촬영 현장에서 분위기 메이커를 자처한다. 그는 “현장에서 에너지 있게 하려고 노력해요. 배우들, 스태프 분들 다 힘들겠지만 배우들은 한두 신 쉬는 게 있는데 스태프 분들은 하루종일 현장 계시니까요, 저희가 힘을 내지 않으면 더 힘들 것 같아서 현장에서 조금 더 씩씩한 편이에요”라고 전했다.

 

그동안 오연서가 보여준 캐릭터들은 ‘걸크러쉬’ 매력을 공통분모로 한다. 이에 대해 그는 “성향이 밝고 건강한 걸 좋아하긴 해요. 이번 캐릭터도 그 지점에 닿았던 것 같아요. 다음 작품인 영화 <치즈 인 더 트랩>은 조금 다른 색일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아마 차기작은 여태까지 한 거랑 조금 다른 걸 선택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뭔가 도전하는 것들을 좋아하는 편이고, 이제는 새로운 걸 보여드릴 때가 되지 않았나 싶어요. 그래도 또 ‘걸크러쉬’일 수도 있죠. 종류가 많잖아요.” 

 

그는 “지적인 것도 걸크러쉬가 될 수 있고, 영화 <악녀>처럼 김옥빈 씨가 보여준 액션이 걸크러쉬일 수도 있구요. 지금 생각으로는 여태까지 했던 것처럼 털털하고 이런 것보다 새로운 걸 선택하지 않을까 싶어요”라고 귀띔했다. 

 

▲ 배우 오연서 <사진출처=이매진아시아>     © 브레이크뉴스

 
특히 오연서는 ‘팜므파탈’로서의 변신을 기대케 했다.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느냐는 질문에 “섹시한 걸 해보고 싶다. 아직까지 한 번도 안 해봐서 팜므파탈 같은 걸 해보고 싶기도 하다”고 답했다.

  

“물론 섹시에도 종류가 많으니까요. 지적인 섹시일 수도 있겠고, 영화 <타짜>에서 김혜수 선배님이라던가 영화 <도둑들>에서도 섹시하시더라구요. 저는 남자를 유혹하는 섹시한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김혜수 선배님 같은 섹시한 역도 한 번쯤 해보고 싶구요.”

  

모든 촬영을 마친 뒤 휴식기를 갖고 있는 오연서는 “건강검진도 하고 운동도 좀 하고, 가족 여행도 다녀오고 그렇게 지내려고 생각 중이에요. 계속 쉬는 타임 없이 일을 해서 이번엔 여유를 갖고 그렇게 지내려고 해요”라고 전했다.

 

“작품도 읽어보고 있긴 하지만 결정된 건 없어요. 좋은 작품이 있으면 금방 기사로 ‘들어가는구나’ 소식을 들으실 수도 있을 거예요. 우선 지금은 아무 생각 없이 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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