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살인자의 기억법’ 설경구, 차원이 다른 고품격 연기..독보적 클래스

알츠하이머로 기억을 잃어가는 은퇴한 연쇄살인범 ‘병수’ 역 소화

박동제 기자 | 기사입력 2017/09/11 [15:20]

▲ ‘살인자의 기억법’ 설경구 <사진출처=쇼박스>     © 브레이크뉴스


브레이크뉴스 박동제 기자= 배우 설경구가 범죄 스릴러 <살인자의 기억법>을 통해 차원이 다른 고품격 연기를 선보이며, ‘명품 배우’다운 독보적 클래스를 입증했다.[제공/배급: ㈜쇼박스Ⅰ제작: ㈜쇼박스 ㈜W픽처스Ⅰ감독: 원신연Ⅰ출연: 설경구, 김남길, 김설현, 오달수]

 

설경구를 비롯해 김남길, 김설현, 오달수 등이 출연한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은 알츠하이머에 걸린 은퇴한 연쇄살인범이 새로운 살인범의 등장으로 잊혀졌던 살인습관이 되살아나며 벌어지는 범죄 스릴러다.

 

이번 <살인자의 기억법>에서 설경구는 알츠하이머로 기억을 잃어가는 은퇴한 연쇄살인범 ‘병수’ 역을, 김남길은 ‘병수’의 살인습관을 깨우는 의문의 남자 ‘태주’ 역을, 김설현은 ‘병수’의 하나뿐인 딸 ‘은희’ 역을, 오달수는 연쇄살인범을 쫓는 파출소 소장이자 ‘병수’의 오랜 친구 ‘병만’ 역을 맡았다.

 

최근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브레이크뉴스와 만난 설경구는 <살인자의 기억법>를 무사히 마친 소감부터 색다른 캐릭터에 도전하게 된 에피소드 등 다양한 이야기를 솔직하고 담백하게 털어놨다.

 

대한민국 남녀노소 모두가 사랑하는, 끊임없이 새로운 연기에 도전하는 진정한 ‘명품 배우’ 설경구의 빠질 수 밖에 없는 무한매력 속으로 빠져보는 건 어떨까. 

 

-다음은 설경구와의 일문일답.

 

▲ ‘살인자의 기억법’ 설경구 <사진출처=쇼박스>     © 브레이크뉴스


-<살인자의 기억법> 만족도.

 

설경구 : 완성된 <살인자의 기억법>은 언론시사회 때 처음 봤다. 이번에는 제 연기만 중점적으로 봐서 <살인자의 기억법>을 다시 봐야할 것 같다. 아무래도 낯선 모습이고, 처음해 본 연기라 걱정이 되더라. 보는 분들이 이상하게 느껴지면 어떨까 싶어 저만 보게 된 것 아닐까 싶다. 사실 개인적인 걱정이 많았다.

 

-<살인자의 기억법> 특수 분장.

 

설경구 : 부분적인 특수 분장은 패스했다. 건조한, 기름기가 없는 캐릭터를 완성해야 해서 혹독하게 살을 뺐던 것이다. 사실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감독님은 미안하다보니 선뜻 말은 못하시더라. 그러면서 고민만 하게 됐고, 제가 먼저 늙어보겠다는 말을 했었다.

 

-<살인자의 기억법> 시나리오.

 

설경구 : 시나리오를 받고, 촬영 끝날때까지 원작을 안읽겠다고 약속을 했었는데, 참다참다 원작을 바로 읽게 됐다. 원작 소설은 정말 단숨에 읽히더라. 어떻게보면 시나리오보다 바로 읽혔던 것 같다. 소설만 봤을때는 영화화하기 무리이지 않나 싶었는데, 이후 수정을 거치면서 바뀌었다.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때는 애매한 지점들이 있었는데, 다이어트를 하는 과정에서 새롭게 수정을 거쳤다. 소설 속에는 병수 외에 기능적인 인물들 밖에 없다. 그렇지만 영화다보니 대결 구도가 필요해 태주가 입체적으로 그려졌고, 상업적인 코드가 들어가지 않았나 싶다.

 

병수가 살인을 한 정당성을 주면서, 딸 은희 부분도 바뀌다보니 어렵지만 연기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사실 소설의 캐릭터를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에도 그대로 가져갔다면 배우로서 연기하기 굉장히 어려웠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 병수도 악인이지 않나. 악이 악을 막았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정당성이 있지만, 그래도 살인이다보니 더욱 헷갈렸던 것 같다. 

 

-<살인자의 기억법> 내레이션.

 

설경구 : 병수의 내레이션은 기억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한 감정을 담아낸 것 아닌가 싶다. 덤덤하게 읽은 부분과 감정이 섞인 부분이 모두 담긴 것 같다. <살인자의 기억법>을 보면 병수가 속마음을 표현하는 내레이션도 있는데, 이병준, 황석정 배우들이 잘 해줘서 더욱 즐겁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웃음).

 

황석정 배우와는 연극때부터 친했다보니 즐거웠고, 이병준 배우도 워낙 목소리가 좋지 않나. 그리고 그 특유의 제스처가 있다보니 촬영하면서도 너무나 웃겼던 기억이 있다.

 

-<살인자의 기억법> 알츠하이머 캐릭터 연기 중 가장 어려웠던 감정.

 

설경구 : 정말 모든 것이 어려웠다. 편집된 부분이 있는데, 자신의 앞날을 걱정하면서 눈물을 ‘펑펑’ 흘리는 장면이 있다. 당시 감정이 안잡히다보니 정말 힘들기는 했다. 나온 부분 중에서는 엔딩이 가장 어려웠다. 복합적인 상황들 속에서 감정이 드러나는 부분이다보니 어렵게 다가왔다.

 

<살인자의 기억법>은 촬영 전부터, 촬영 당시에도 끝까지 고민했던 작품이다. 그러다보니 감독님의 말을 더욱 잘 들었던 것 같다(웃음). 감독님 역시 <살인자의 기억법>이 전작들과 결 자체가 너무나 다르다보니 끝까지 고민하시지 않았나 싶다.

 

-<살인자의 기억법> 포스터 반응.

 

설경구 : 영화에 앞서 공개된 <살인자의 기억법> 포스터를 본 분들이 무섭다는 의견들이 많더라. 사실 무서운 영화가 아닌데. 제 입장에서는 제가 알고 있는 얼굴이다보니 그렇게 무섭게 느껴지지 않았는데, 무섭게 느낀 분들이 많아서 제 스스로는 굉장히 의아했던 것 같다.

 

-<살인자의 기억법> 병수 얼굴 경련.

 

설경구 : 병수의 경련은 약속의 의미이지 않을까 싶다. 차 사고 후 뇌에 이상이 생기면서부터 경련이 일어나게 됐고, 경련이 일어나면 기억을 잃어버리지 않나. 그러다보니 약속의 의미라고 보면 좋을 것 같다.

 

-<살인자의 기억법> 웃음났던 촬영.

 

설경구 : 사실 <살인자의 기억법>을 촬영하면서 웃음이 난 적은 별로 없었는데, 사과와 물구나무 장면을 찍을때 웃음이 많이 났던 것 같다. 사과를 쪼개는 장면을 찍을때 여러 버전으로 내레이션을 녹음했는데, 완성된 <살인자의 기억법>에서는 욕을 집어 넣었더라. 예전을 떠올리면서 지금의 상태를 비난하지 않나. 그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불한당> 이후 늘어난 팬들.

설경구 : <불한당> 개봉 후 칸영화제를 갔다오니 확 변했더라. 팬들이 많아졌다보니 스스로 놀라웠던 것 같다. 팬들이 자체 대관을 하면서 영화를 보니 감사했고, 배우들과 함께 간 적도 있고, 개인적으로 방문하기도 했다. 그런 팬들을 보면 감사할 뿐이다. 영화와 함께 제 개인적인 팬들도 늘어나다보니 과분한 마음이 든다.

 

저에게는 있을 수 없는, 말도 안되는 일들이 벌어진 것 같다. 제 스스로 분석은 안되지만 감사하고 감동적이고, 눈물이 날 정도다. 팬들이 다양한 애칭도 지어서 불러주는데, 큰 힘이 되고 있다. 조공도 많이 받고 있고, 정성들여 쓴 손편지도 받았다. 말로 표현이 안될 정도로 감사하고 감사하다.

 

▲ ‘살인자의 기억법’ 설경구 <사진출처=쇼박스>     © 브레이크뉴스


-<살인자의 기억법> 인생작.

 

설경구 : 좋게 봐줘서 감사할 뿐이다. 몇번 했던 이야기인데, 제 스스로 인생작으로 꼽는 <박하사탕>이라는 영화가 주는 느낌은 분명 다른 작품들과 다르다. <박하사탕> 촬영 당시 어린 나이는 아니었지만, 그런 촬영을 겪으면서 현장의 애증, 경험 등을 알게 됐다. 그러면서 설경구라는 배우가 나왔다고 생각한다.

 

비슷한 작품들만 하다가 <살인자의 기억법>을 만났는데, 어려울 것 같지만 재밌을 것도 같았다. 그리고 제 스스로 연기적인 고민을 하게 만들 것 같았다. 그때부터 얼굴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외형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캐릭터의 얼굴이 궁금하더라.

 

<살인자의 기억법>은 촬영 초반부터 묘한 느낌이 들었다. 저 혼자 만든 것은 아니지만, 캐릭터의 얼굴을 만드는 과정의 재미를 알게 됐다. 캐릭터 얼굴에 관심이 갖다보니 일반적인 캐릭터보다 강한 캐릭터에 끌림이 생기더라. 제 개인적으로는 강한 캐릭터보다 일반적인 캐릭터의 얼굴을 그리는 것이 더욱 어렵다고 생각한다.

 

-<살인자의 기억법> 김남길 오달수 김설현.

 

설경구 : 김남길은 예전부터 안 늙는 것 같다. 현장에서 하는 행동들을 보면 전혀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사실 아무리 친해도 스태프들과 팔짱을 끼고 촬영장을 돌아다는 것은 쉽지 않은데, 항상 즐겁게 생활하더라.

 

예전과 똑같은 사람이고, 모든 분들에게 거부감 없이 다가가는 모습은 김남길이라는 배우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연기할때는 180도 확 변화하지 않나. 자연스럽게 바뀌는 모습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도 든다. 오히려 촬영장에서는 김남길 보다 제가 예민하다(웃음).  

 

오달수 씨 연기는 너무나 좋다. 연기가 맛있다. 친하기도 하지만, 제가 개인적으로 정말 팬이다. 일상과 현장에서의 오달수 씨는 비슷하다. 배우와 사람으로서의 매력이 굉장한 분이다. 스릴러의 눈을 가졌고, 묘한 얼굴을 가진 좋은 배우라고 생각한다.  

 

김설현 씨는 너무 좋았다. 연기에 대한 욕심도 많았고, 배우 김설현은 정말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배우를 하려는 친구이지 않나. 앞으로가 기대된다. 김설현 씨가 <살인자의 기억법> 언론시사회에 앞서 영화를 보여달라고 하더니 후시 녹음을 다시 했다고 하더라. 후시 녹음 이유에 대해 자세히 묻지는 않았지만, 자신이 봤을때 어색해보여서 그랬다고 들었다.

 

-차기작 <우상>으로 한석규와 호흡.

 

설경구 : 한석규 선배님과의 촬영은 너무나 기대된다. 한석규 선배님은 제가 처음 영화할 때부터 로망이었고, 저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한석규라는 이름만으로 느껴지는 아우라가 있지 않나. 저에게는 대단한 영광이라고 본다. 물론 영화 내에서는 많이 만나지는 않지만, 한석규 선배님과의 호흡은 저 역시 큰 기대를 하고 있다.

 

-<살인자의 기억법>만의 매력.

 

설경구 : <살인자의 기억법>만의 매력은 원작 소설과 같은 듯 다른 맛이지 않을까 싶다. 영화화되면서 원작 소설과 바뀐 부분이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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