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인터뷰] 김기현 교수 “중남미, 한국에겐 기회의 장”

임중권 기자 | 기사입력 2018/04/13 [13:48]

 

▲ 김 교수는 인터뷰 내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어려운 현안을 쉽게 풀어 설명했다.     © 브레이크뉴스

 

브레이크뉴스 임중권 기자= “한국에게 중남미 시장은 1987년 이후 27년간 흑자를 거둔 기회의 땅이다. 중국 저성장, 미국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할 새로운 대체 시장으로 가능성은 충분하다”

 

김기현 한국 라틴아메리카학회 회장 겸 외교통상부 중남미 지역 정책자문위원은 지난 12일 본지와 인터뷰를 통해 이처럼 현재 글로벌 시장 불완전성에 대응할 새로운 대체 시장이 ‘중남미 지역’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는 이날 중남미 시장 유망성, 중남미 진출 시 고려 사항, 멕시코-미국 장벽을 쌓는 트럼프의 속내, 차베스부터 이어져온 미국과 배네수엘라의 갈등 등 최근 글로벌 현안과 국내 경제·사회와 결부된 이야기에 대해 인터뷰를 가졌다.

 

-중남미 지역에 가지는 보편적 시각은 치안 우려와 부패한 정치다. 라틴아메리카 코스트라는 단어로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많다. 중남미 진출 시 고려 사항에 대한 설명 부탁한다.

 

▲ 물론, 최근 브라질, 페루 등에서 부패 스캔들이 크게 터져 세계 이목이 집중된 상황은 맞다. 단, 1인당 GDP에 견줘봤을 때 중남미 지역이 특별히 국가별 부패지수가 높은 지역은 아니다. 오히려 우리나라가 가장 처음 FTA를 맺은 칠레 같은 경우 GDP 대비 청렴한 국가다.

 

시장 유망성은 이미 과거부터 자주 회자됐으니 차지하고 비즈니스에 있어 우리나라와 유사한 의식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조언하고 싶다. 중남미 비즈니스 과정 상당 부분은 친분관계가 중요하다.

 

중남미를 가면 “친구를 사귀어라”는 말이 통용되기도 한다. 이 같은 비즈니스 관행은 한국과도 흡사하며 친분관계만 쌓이면 그 이후부터 중남미 진출은 매우 손쉬워진다.

 

게다가 중남미 지역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집단 우선주의, 상호의존적 가족 관계, 이성보다 감정을 앞세우는 인간관계, 온정주의 등 의식구조도 우리와 유사하다.

 

다른 방편으로 한류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중남미 문화 특성에 맞는 우리 콘텐츠가 현재 중남미에서 한류 열풍을 일으키고 있으니 우리 뷰티·게임·음식 같은 분야를 통해 진출하는 것도 유망하다.

 

다만 치안 문제는 염려된다. 높은 살인율은 우려스러운 수준이다. 해외 취업, 진출에 경우에도 일부 지역(멕시코 국경지역, 중미 국가)의 경우 숙고 후 결정해야 한다.

 

-중남미 시장 유망성에 대한 설명 부탁한다.

 

▲ 우선 중남미 인구는 지난 해 기준 6억3000만명, 인구 기준으로 서남아시아·중국·아프리카에 이은 세계 4위다. 평균연령은 30대 미만 젊은 인구가 다수를 차지한 시장이다.

 

개발도상국가 도시화로 중산층 인구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데다, 소비여력이 큰 20대에서 30대 인구 비율도 꾸준히 증가해 소비시장으로서 잠재력이 크다.

 

이에 더해 지난 2010년 이후 매년 150억에 200억불 씩 중국, 아세안, 이유 다음가는 흑자를 내는 지역이다. 우리 수출 전체 6.5%를 차지하는 지역이다.  

 

FTA도 칠레를 시작으로 페루, 콜롬비아 등 태평양 연해 있는 멕시코를 제외한 모든 중남미 국가와 맺었다.

 

건설시장 분야에 있어서도 최근 조사를 보면 중국, 중동, 아시아에 이어 우리에게 3번째로 큰 시장이다.. 현재 건설업계는 중동 시장 대체 시장으로 중남미 시장을 점찍어 둔 것으로 안다. 이 같은 상황을 종합 고려했을 때 향후 중남미 시장의 유망성과 중요도는 분명하다.

 

-트럼프 정부 들어 미국과 멕시코 간에 장벽이 생겼다. 최근에는 애리조나 주방위군 225명이 배치됐으며 멕시코는 미국과 모든 협력 관계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왜 이러나?

 

▲ 두 가지다. 우선 미국이 멕시코와 맺은 NAFTA(자유무역협정)에서 매해 500억불 적자를 내기 때문이다.

 

미국 무역 적자 순위를 보면 중국은 3000억불, 독일 500억불, 멕시코 500억불, 우리나라 300억불 순이다. 결국 트럼프가 보호무역 운운하는 국가들이다. 장벽도 결국 나프타를 자국에 유리하게 고치기 위한 카드다.

 

두 번째는 불법이민 문제다. 이 문제는 이렇게 표현하면 된다. 미국에게 북한이 핵을 가진 위협이라면 멕시코는 아무런 무기가 없어도 핵 같은 무기가 불법이민이다.

 

현재 미국은 불법이민으로 들어온 엄청난 수의 멕시코인들로 미국인들 일자리까지 침범당하고 있다. 결국 장벽을 통해 미국이 필요한 숫자만큼 멕시코인들을 통과시키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요인이 결합돼 건설 중인 장벽은 멕시코의 큰 반감을 사고 있다. 현재 멕시코 현지에서는 이민자 인권 무시 처사, 장벽 건설 비용 부담을 요구하는 트럼프 등 미국에 대한 반미 감정이 극에 달했다.

 

결국 이번 멕시코 대선에서 반미성향 좌파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중남미 이슈 중에 미국과 베네수엘라 갈등을 빼놓을 수 없는 것 같다. 어떻게 보나?

 

▲ 미국과 베네수엘라는 원수다. 석유, 경제적 문제 때문이다. 1998년 당선돼 2013년 사망한 베네수엘라 대통령 차베스는 민영화된 석유 사업을 국유화했다.

 

차베스가 민영화한 석유 사업들에 미국 기업들은 굉장히 투자를 많이 했다. 미국 전략적 이익에 치명타를 가한 사건이었다.

 

미국은 차베스를 가만히 둘 수 없었다. 지난 2002년 차베스를 무너트리기 위해 쿠데타를 지원하는 등 베네수엘라를 전방위에서 압박했다.

 

갈등은 차베스 사망 후 노조 지도자, 버스 운전사 출신 대통령 마두로가 차베스 정치기조를 이어받은 ‘차베스 주의’를 유지하자 지금까지 양 국가 간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결국, 차베스주의를 따르는 정치인이 베네수엘라를 지배하는 내내 미국과 갈등은 끊이지 않을 것이다. 양국 간 갈등은 쉽게 끝나지 않을 문제다.

 

덧붙인다면 베네수엘라는 수출 90%가 석유다. 현재 원유 가격이 1배럴 당 60달러인데 이 금액이 80달러로 오른다면 베네수엘라 경제는 회복될 전망이다.


김기현은 누구?

 

한국외국어대학교 서반아어학과를 졸업하고, 멕시코국립자치대학교(UNAM)정치사회과학대학에서 중남미지역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선문대학교 스페인어중남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동 대학 중남미연구소장직을 맡고 있다.

 

대외적으로 현재 한국라틴아메리카 회장직을 맡고 있으며, 외교통상부 중남미 지역 정책자문위원직을 수행하고 있다.

 

주요 저서는『라틴아메리카 경제의 이해: 자원, 불평등, 그리고 개혁』(공저, 한울, 2011, 학술원 올해의 우수저술로 선정),『라틴아메리카 인종과 정치』(단독, 한국학술정보, 2012), 『라틴아메리카의 아시아계. 라틴아메리카로 이주한 아시아계 종족 이야기』(단독, 한울, 2017)가 있고,

 

역서로는 『라틴아메리카 자본주의 발달사』(지만지, 2009), 『쿠바: 경제적 사회적 변화와 사회주의의 미래』(한울, 2014)가 있다.

 

최근에는 멕시코, 쿠바, 베네수엘라 등 좌파 정부 혹은 정당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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