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봉사-명예직 재정립 운동 벌였으면...

20대 국회 후반기도 비생산적으로 나가면 국회의원 퇴출운동 벌일 필요

이계홍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8/07/11 [06:34]

▲이계홍 칼칼럼니스트

10일 여야가 20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 협상을 마무리했다. 20대 국회 전반기가 종료된 이후 40여일만에 입법부 공백 사태가 해결된 셈이다.

 

국회의장과 상임위 배분은 의석수에 따라 정해졌다. 국회의장단 중 국회의장은 관례대로 원내 1당인 민주당이 가져가고, 국회부의장 2명은 원내 2, 3당이 맡게 됐다. 18개 상임위는 민주 8, 한국 7, 바른미래 2,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 1곳씩 나눠 맡기로 했다. 이 정도 협상 가지고 40여일간이나 공백상태를 가졌다니, 역시 비생산적인 국회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핵심 상임위인 법사위 때문에 이런 진통이 있었다는 것쯤 국민은 알고 있다. 결국 월권 방지를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기로 하고, 법사위는 관례대로 제1야당이 가져간 것으로 마무리 되었다.

 

법사위원장을 서로 갖겠다고 하는 것은 여야 셈법이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20대 국회 전반기, 여러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들이 야당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법사위에서 번번이 막혀 여당은 골머리를 앓았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개혁입법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법사위원장직을 야당에 넘길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자유한국당은 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이 개혁입법연대를 구상하고 있어 이들을 견제할 수단으로 법사위원장을 사수해야 하는 것으로 이해되었다. 또한 내부 갈등을 강경 모드로 몰아 자당의 분란을 외부로 돌릴 기회로 삼을 수도 있는데, 그 투쟁의 전위가 법사위인 측면이 있다. 각종 법안이 전반기 때처럼 쉽게 처리되지 못하도록 길목을 잡고 있기 때문에 협상력을 그만큼 제고시킬 수 있다.

 

여당은 법사위의 횡포를 막기 위해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방지대책을 세운다는 조건으로 법사위를 양해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효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대화와 협상의 문화가 빈약한 환경에서 방지대책이 나온들 기를 쓰고 막는 데야 돌파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긋지긋한 계파갈등, 무의미한 말장난, 소모적인 정쟁, 버티기와 물고 늘어지기, 억지와 궤변... 그래서 건강한 국회를 기대하느니 고사목에서 새싹이 나오기를 바라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는 자조적인 말까지 나왔다.

 

필자는 국회의원들이 국회의원에 당선되려고 기를 쓰는 모습을 보고 의아해한 적이 있다. 국민에 대한 무한 봉사직이라면 힘들고 어려울텐데 왜 저렇게 뱃지를 달려고 발버둥치는가. 바로 특권의 유혹때문이 아니겠는가. 국민의 심부름꾼이라고 했지만 형식적인 수사일 뿐, 국민 위에 군림하며 수많은 특권의 욕망에 사로잡힌 것이다.그래서 하느님도 부러워하는 한국 국회의원이라는 얘기까지 회자되고 있다.

 

자료에 따르면, 국회의원 한 사람에게 들어가는 돈이 월 기본급 600여만원, 일법 활동비 300여만원, 정근수당, 명절휴가비 1,400만원, 관리업무 수당 58만원이고, 여기에 유류비 별도, 차량 유지비 별도, 항공기 1등석, KTX 선박은 최상등급 무료다. 전화와 우편요금 91만원, 보좌진 7명 운영비 연 38천만원, 2회 이상 해외시찰이 있고, 65세부터 사망 시까지 월 120만원의 연금 지급, 그러니까 요즘은 건강이 좋아져서 90세 이상 산다고 보고 120×12×25=36,000만원 정도를 죽을 때까지 받는다.

 

국회내 개인사무실 사용료를 돈으로 따지면 4년간 116,685만원, 변호사 의사 등의 사자 붙은 직업은 겸직할 수 있다. 정치후원금은 1년에 25천만원, 선거철엔 3억까지 모금할 수 있고, 의원회관 헬스, 병원 일체 무료다. 지난 19대 마지막 회기에서는 마음에 안든 사람 언제라도 불러내 상시 청문회로 손볼 수 있고, 지역구 민원을 국민권익위원회가 처리해서 3개월내 보고토록 했다. 눈치빠른 의원에게는 이권과 바터할 수 있는 또다른 특권이 될 수 있다. 챙길 것 하나 더 만든 수완을 보인 셈이다.

 

공항 귀빈실을 이용하고 재외공관의 영접을 받고, 국회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과 표결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특활비 따위 눈먼 돈을 주요 간부직은 영수증 처리없이 쓰기도 한다. 회기 중 동료의원 동의없이 체포 구금되지 못하도록 불체포 특권이 있다. 독재정권 시절 대통령의 심기를 거스르는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잡아가두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만든 법안을 지금은 막말, 흑색선전, 유언비어 남발의 창구로 활용하고 있다.

 

입법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특혜 조문은 늘리면서 불편한 것은 외면한다. 이른바 이익을 위한 입법독재를 행사하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다. 여야간의 대립 국면에선 서로 때려죽일 것처럼 으르렁거리다가도 이익 앞에서는 그렇게 다정할 수가 없다.

 

이제 국민이 나서서 불량 국회의원을 퇴출시켜야 한다. 싸움꾼 의원, 갑질 의원, 시대담론을 담지 못하는 수준 떨어지는 의원, 억지와 궤변, 입법활동 부실 의원을 소환하는 국민소환제를 제정할 필요가 있다. 입법권을 쥐고 있으니 자신들의 목줄을 죄는 법은 외면하겠지만, 대신 국민은 국회법을 개정하도록 감시하고, 협조하지 않으면 명단을 공개해 낙천낙선운동은 물론 퇴출운동까지 벌일 필요가 있다.

 

서양의 의회처럼 국회의원을 최고의 명예직으로 인식하는 문화가 형성되어야 한다. 그렇게 가도록 국회법 개정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일 시점이다. 특권을 향유하는 자리가 아니라 국민과 나라를 위해 봉사하는 최고의 명예직으로 인식해야 할 때다

 

오토바이를 타고 출근하고, 보좌팀이 있더라도 밤늦게까지 국회 도서관에서 돋보기를 쓰고 자료를 찾고, 품격과 포용과 지성으로 국민의 아픔을 함께하고, 의원직을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최상의 명예직으로 인식하는 풍토가 조성되도록 의회의 틀을 바꾸어야 한다. 민생과 가치 중심의 담론을 담는 국회상으로 바꿔주어야 한다. 우리도 이제 그런 국회의원을 가질 때도 되었다. khlee0543@naaver.com

 

*필자/이계홍. 소설가. 칼럼니스트.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119@breaknews.com
ⓒ 한국언론의 세대교체 브레이크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이 기사를 후원하고 싶습니다.

독자님의 작은 응원이 큰 힘이 됩니다.
후원금은 인터넷 신문사 '브레이크뉴스' 발전에 쓰여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