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인랑’ 한효주, “스스로를 찾아가는 시간..가장 큰 관심사는 나 자신”

‘임중경’의 눈 앞에서 자폭한 빨간 망토 소녀의 언니 ‘이윤희’ 역 맡아 연기 변신

박동제 기자 | 기사입력 2018/08/01 [16:31]

 

 

▲ ‘인랑’ 한효주 <사진출처=앤드크레딧>     © 브레이크뉴스


브레이크뉴스 박동제 기자=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자신만의 독보적인 캐릭터를 구축하고 있는 배우 한효주가 영화 <인랑>을 통해 그동안 선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변신을 감행했다. 한효주의 변신은 기대 이상이었고, 더욱 물오른 연기력과 비주얼은 감탄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한효주를 비롯해 강동원, 정우성, 김무열, 한예리, 최민호, 신은수, 김법래, 최진호, 정원중 등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 <인랑>은 남북한이 통일준비 5개년 계획을 선포한 후 반통일 테러단체가 등장한 혼돈의 2029년 경찰조직 ‘특기대’와 정보기관인 ‘공안부’를 중심으로 한 절대 권력기관 간의 숨막히는 대결 속 늑대로 불리는 인간병기 ‘인랑’의 활약을 그린 영화다.

 

이번 <인랑>에서 강동원은 최정예 특기대원 ‘임중경’ 역을 , 한효주는 ‘임중경’의 눈 앞에서 자폭한 빨간 망토 소녀의 언니 ‘이윤희’ 역을, 정우성은 특기대 훈련소장 ‘장진태’ 역을, 김무열은 특기대 해체를 주도하는 공안부 차장 ‘한상우’ 역을, 한예리는 섹트 대원이자 ‘이윤희’의 친구 ‘구미경’ 역을, 최민호는 ‘임중경’을 엄호하는 정예 특기대원 ‘김철진’ 역을 맡았다.

 

최근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브레이크뉴스와 만난 한효주. <인랑>의 이윤희 역을 맡아 새로운 도전에 나선 그는 연기적인 변신에 대해 “배우분들 중에서 동물적으로 연기하며 폭발하는 분들이 있지 않나. 저에게는 그런 면이 없었다보니 그런 분들이 부러웠다. <인랑>이라는 작품을 통해 저의 그런 면을 깨고 싶었고, 김지운 감독님이 그것을 깨줄 것이란란 믿음이 있었다. 그래서 믿고 의지하며 연기에 집중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번 도전을 통해 완벽하게 틀을 깨지는 못했지만, 금이 간 정도는 된 것 같다(웃음). 제가 그동안 보여드리지 않았던 표정들이 담긴 것 같고, 제 스스로도 낯설다고 느끼는 순간들이 있다보니 감독님께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사실 <인랑> 촬영때는 모니터를 못한 상황도 많았는데, 완성된 영화를 보니 발전된 부분이 있는 것 같아 좋다.”

 

<인랑>으로 김지운 감독과 첫 호흡을 맞춘 한효주는 “촬영 현장에서 감독님은 말씀이 거의 없는데,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나눴다. 감독님과 대화하다보면 숨기고 싶은 저를 들킨 느낌이 들때가 있다. 그럴때는 분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한데 큰 자극이 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한효주는 “감독님이 <인랑>을 홍보할때가 되니 말씀이 많이 지기는 하더라(웃음). 그리고 감독님의 유머를 이제야 알겠더라. 현장에서는 잘 몰랐는데, 그 포인트를 이제야 알 것 같다. 감독님만의 유머가 분명히 있고, 한마디식 툭툭 던질때 굉장히 웃기다. 사실 당시에는 안웃긴데, 아침에 일어나면 웃음이 난다”며 김지운 감독과의 일화를 떠올리기도 했다.

 

▲ ‘인랑’ 한효주 <사진출처=앤드크레딧>     © 브레이크뉴스


감정적인 부분부터 액션적인 부분까지 소화하해야 하는 이윤희 역. 한효주는 <인랑> 속 이윤희 역과 관련해 김지운 감독의 디렉션은 어땠는지 묻자 “제가 캐릭터를 고민하며 갈피를 잘 못잡을때 음악을 검색해서 음악을 들려줬는데, 더 헷갈렸던 것 같다(웃음). 하지만 음악을 들으면서 이윤희 캐릭터의 느낌은 찾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지운 감독님은 직설적으로 ‘이렇게 연기해줘’가 아닌 은유적으로 표현할때가 많다. 저에게 ‘투명한 차가움을 표현해달라’고 한적도 있고, 제가 새로운 상상을 하게끔 하는 표현을 해줬는데, 굉장히 재밌더라. 생각할 여지를 주는 것이 새롭게 느껴지지 않았나 싶다. 저는 디렉션 중 은유적인 것과 정확한 것 둘다 좋다. 직설적인 것도 좋지만, 은유적인 것도 여지가 있는 것이니 두 스타일 중 더욱 끌리는 것을 정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김지운 감독에게 대중이 환호하는 이유를 묻자) 연출한 영화들이 다 멋지고, 감독님도 멋지지 않나. 색깔은 분명히 있지만, 전작들이 장르적으로나, 전체적으로 늘 새로웠던 것 같다. 늘 새로운 시도를 하고, 늘 새로운 도전을 하고, 늘 멋지게 완성하니 대중분들이 환호하는 것 아닐까 싶다. 심플하게 말하자면 영화를 잘 만드는 감독님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결과물에 있어서 새롭고 완성도가 높은 작품을 선사하니 기대를 하는 것 아닐까 싶다.”

 

<인랑>은 개봉 전부터 강동원, 정우성, 김무열, 최민호 등을 비롯한 특기대 요원들의 강화복 의상을 큰 관심을 모았다. 색다른 비주얼로 눈길을 끈 강화복에 대해 한효주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한효주는 “많은 분들이 강화복을 입어보고 싶지 않았냐고 질문을 해주는데, 전혀 그러고 싶지 않았다. 그런 생각은 정말 1도 안했다(웃음). 강화복이 생각보다 굉장히 무겁고,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춥다고 하더라. 촬영 내내 다른 배우들이 고생하는 것을 옆에서 보니 안쓰럽기까지 했다. 저는 장난이라도 감히 강화복에 손도 못댔다. 호기심이 아니라 저럽게 입고 고생하는 것을 보니 정말 손도 못댈 정도였던 것 같다”고 전했다.

 

또 한효주는 <인랑> 속 총 액션에 대해 “한국영화에서는 여배우가 총을 들 일이 거의 없지 않나. <인랑>을 통해 총 액션을 짧게나마 경험해봤는데, 총이 생각보다 무겁고 소리가 크더라. 그런데 총 액션을 해보니 저와 꽤 잘 맞더라. 자세도 좋고, 포즈, 라인도 좋다는 소리를 들었다. 특히 눈 한번 안감고 총을 쐈는데, 옆에서 지켜보던 분들이 독하다고 하더라(웃음). 앞으로 기회가 주어진다면 더 많은 총 액션을 해보고 싶은 바람도 있다”며 남다른 총 액션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인랑> 속 임중경 역을 맡은 강동원과의 감정은 어떤 것일까. 한효주는 “제 생각에는 연민, 공감 등을 다 느꼈을 것 같다. 저는 사실 사랑이라고 생각을 하기도 했다. 이윤희에게는 임중경을 속여야한다는 임무가 있지 않나. 그런데 첫눈에 반했다고 본다. 케이블카에서 만나 첫 순간부터 이윤희는 임중경에게 흔들리지 않았을까 싶더라. 이윤희가 임중경에게 떠나자고 말하지 않나. 사랑이 아니라면 그런 말을 할 수 없었을 것 같고, 이윤희의 첫 진심이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지난 1999년 제작된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견량전설>이라는 일본 애니메이션을 실사화한 SF영화 <인랑>. 한효주는 원작에 대해 “<인랑> 출연을 결정한 뒤 수없이 원작을 봤다. 김지운 감독님이 <인랑>을 기획한다고 들었을때 처음으로 찾아봤던 것 같다”며 “찾아보면서 ‘이 역할을 내가 맡는다면 재밌겠다’고 생각했고, ‘내가 캐스팅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6년 뒤 실제로 저에게 제안이 와 기뻤다. 사실 이윤희가 모호한 부분도 있지만, 그걸 뛰어넘는 매력적인 캐릭터다보니 탐이 날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인랑> 시나리오를 받으니 ‘내가 잘 할 수 있을까’란 걱정이 들더라. 그러면서 ‘이 캐릭터를 내가 연기하면 대중분들이 공감할 수 있을까’란 고민도 들었다. 사실 시나리오를 한 번 읽고나면 나중에 다시 읽기 마련인데, 이번에는 읽자마자 바로 다시 읽었다. 그만큼 캐릭터가 어려웠다. 감독님과 첫 만남때도 ‘캐릭터가 어렵다’, ‘이 친구는 왜 그런거냐’고 물었는데, 김지운 감독님이 ‘그러니까 니가 잘해야지’라고 하더라(웃음). 쉽지 않은 역할이었고, 공감에 있어 큰 고민이 됐다. 제가 공감하지 않으면 관객들도 공감할 수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들어 더욱 고민하고 고민했던 것 같다.”

 

“임중경에 떠나자고 말하는 이윤희에게 연민을 느꼈다. 처음으로 본 모습으로 돌아가 진심을 말하지 않나. 그 모습을 <인랑> 시나리오에서 보고 연습할때보다 찍고나서 연민이 강해졌다. 그때부터 이윤희에 더욱 가까워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찍을때는 그랬는데 완성된 <인랑>을 보니 ‘왜 도망가지 않았냐고 물어봤어야 했다’고 하는 대사에서 더욱 연민을 느끼지 않았나 싶다. 저는 연기한 입장에서 이윤희가 안쓰러웠던 것 같다.”  

 

“<인랑>에서 이윤희는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표류하면서 임중권에게 기대어 따라가는 수동적으로 보일 수 있는 캐릭터인데, 개인적으로는 강한 인물이라 생각한다. 사실 여러 이유때문에 그 상황에 처한 캐릭터지 않나. 살고자 하는 생존 본능이 깊은 내면에 존재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이 이윤희를 움직이는 힘이지 않나 싶다. 제 스스로 이윤희는 강인하고 능동적인 인물이라 본다.”

 

한효주 <골든슬럼버>에 이어 <인랑>으로 강동원과 두 번째 호흡을 맞췄다. 배우들은 촬영에 앞서 친해지는 시간이 있기 마련인데, 두 배우는 그만큼 그 시간을 아꼈다. 한효주가 생각하는 배우 강동원은 어떨까.

 

“강동원과는 연달아 2작품을 하다보니 편안함이 있었다. <골든슬럼버>때는 사실 붙는 장면이 거의 없어 친해지지 못했는데, <인랑>은 거의 붙어다니다보니 친해질 수 있었다. 사실 <인랑> 속 이윤희가 감정적으로 어려운 역할이라 힘들었는데, 선배로서 파트너로서 잘 챙겨줬다. 강동원과 함께 촬영하며 ‘배울 것이 많은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 ‘인랑’ 한효주 <사진출처=앤드크레딧>     © 브레이크뉴스


<인랑>을 개봉시킨 한효주는 현재 어떤 것에 가장 큰 관심을 두고 있냐고 묻자 “저는 관심있는 것에만 관심이 갖는 편이다. 요즘에는 <인랑> 예매율에 관심이 가는 것 같다(웃음). 요즘은 촬영이 없다보니 휴식을 갖고 있는데, 못읽었던 책도 읽고, 여행도 다녀오고, 저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도 많았다. 달리다가 돌아보는 시간이 갖고 있다”고 고백했다.

 

“현재 가장 큰 관심사를 꼽자면 바로 제 자신이다. 지금은 저에게 자꾸 물음을 던지고 있는 시기다고, 제 스스로를 찾아가고 있는 것 같다. 진짜 저에 대해. 제가 저를 찾고, 제 스스로를 단단하게 만들어야 더욱 발전된, 새로운 연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더라. 변화하는 과정을 겪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았고, 지금이 그 시기인 것 같다.”

 

<인랑>으로 다시 한 번 새로운 변신을 감행한 배우 한효주. 그는 새로운 도전을 생각하냐는 질문에 “공포영화를 못보는 편인데, 한번쯤 출연해보고 싶기는 하다. 공포영화를 찍고나면 그 시스템을 알 수 있으니 공포영화를 더 잘볼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라며 미소를 짓기도 했다. 

 

“앞으로도 계속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다. 액션도 제대로 해보고 싶고, 스릴러 장르도 해보고 싶다. 그럴 수 있는 나이대가 됐으니. 변화하는 시기에 중점에 서 있는 느낌이다. 이 시간이 지나고나면 배우로서 풍성하게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한효주는 출연작 <뷰티 인사이드>가 드라마로 제작된다는 소식을 알고 있냐고 묻자 “알고 있다. 이번에는 영화와 달리 여자 주인공의 외모가 바뀌는 설정이지 않나. 카메오 출연? 정말 재밌을 것 같다. 꼭 하고 싶다”며 “이야기는 나왔으나 공식적인 제안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 저는 카메오로 출연할 의향이 있다. 재밌을 것 같고, 연락을 줬으면 좋겠다”며 특유의 쾌할한 웃음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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