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설정 총무원장, 조기퇴임이냐, 임기 고수(固守)냐?

총무원장 임기는 4년이므로, 적법한 차기 총무원장 선거는 2021년 12월

문일석 발행인 | 기사입력 2018/08/08 [23:07]

▲8일 조계종 진제 종정의 교시가 발표 됐다. 이날 종정 교시는 원로회의 의장 세민스님이 대독했다.   ©조계종

 

8일 조계종 진제 종정의 교시가 발표 됐다.

 

이날 원로회의 의장 세민스님이 대독한 진제 종정스님의 교시 핵심은 “▲총무원장 설정(雪靖)스님은 항간에 제기된 의혹(疑惑)에 대하여 사실유무(事實有無)를 떠나, 종단(宗團)의 화합(和合)과 안정(安定)을 위해 용퇴(勇退)를 거듭 표명(表明)하였습니다. 위원장(조계종 교권자주 및 혁신위원장) 밀운스님 기자회견장에 총무원장 설정스님은 동석(同席)하여 종단의 혼미(昏迷)와 혼란(混亂)을 신속히 수습하기 위해 사퇴(辭退)하기로 밀운스님과 약속하였으나 입원함으로 인해 동참하지 못한 것이 애석하며, 속히 쾌차(快差)하셔야 합니다. 종단 제도권에서 엄중(嚴重)하고도 질서(秩序)있는 명예로운 퇴진(退陣)이 동시에 수반(隨伴)되어야 하겠습니다. ▲외부세력(外部勢力)과 정치권력(政治權力)이 종교에 절대 관여해서는 아니 됩니다. ▲우리 승가는 율장(律藏) 정신을 받들어 종헌(宗憲)을 준수하고 종헌종법(宗憲宗法) 질서 속에서 사부대중(四部大衆)과 국민여망(國民輿望)에 부응하여 여법(如法)하게 선거법에 의하여 차기 총무원장을 선출하여야 합니다.” 등이다.

 

이중 설정 총무원장과 관련해서 주목을 받는 부분은 “종단 제도권에서 엄중(嚴重)하고도 질서(秩序)있는 명예로운 퇴진(退陣)이 동시에 수반(隨伴)되어야 하겠다”는 것. 총무원장 퇴진을 기정사실로 언급했다는 점이다.
 
이에 앞서 대한불교조계종 대변인(기획실장=일감)은 지난 7월 17일 “종단 혼란을 조장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해 주시기 바랍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 성명은 결론부분에서 “실체도 확인되지 않은 일부 단체에서 선원수좌회명의를 도용하여 승려대회 개최를 유도하는 설문지와 문자를 무차별적으로 발송하고 있습니다. 또한 아직 규명되지 않은 의혹을 확대해석하고 재생산함으로써 종단의 사회적 위상을 고의로 추락케 하는 해종 행위와 다름없는 일들을 자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행위는 공동체의 구성원이기를 포기하는 행위와 다름 아닙니다”고 강조하면서 “이에 사부대중 여러분께서는 우리 스스로 종헌-종법의 권위를 존중하고, 이를 근간으로 하는 불교적 방식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나가기 위해 흔들림 없는 수행정진으로 종단의 안정과 화합을 도모해 주시기 바랍니다”고 요구했다.

 

이 성명의 요체는 “아직 규명되지 않은 의혹을 확대해석하고 재생산함으로써 종단의 사회적 위상을 고의로 추락케 하는 해종 행위와 다름없는 일들을 자행하고 있다”는 부분과 “우리 스스로 종헌종법의 권위를 존중한다”는 것.  조계종 대변인의 발표는 총무원의 의중이랄 수 있을 것. 그런데 대변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은 의혹을 확대해석하고 재생산함으로써 종단의 사회적 위상을 고의로 추락케 하는 해종행위와 다름없는 일들을 자행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반해 진제 종정스님은 “여법(如法)하게 선거법에 의하여 차기 총무원장을 선출하여야 한다”고 피력했다.

 

▲8일, 조계사 입구에서 있은 설정 총무원장 퇴임반대 시위.    ©브레이크뉴스

 

▲설지모는 8일 조계사 일주문 앞 시위에서 “저희들(일부 스님+신도)은 너무 힘든 상황 속에 계신 스님께는 정말 죄송하지만 설정스님을 이대로 보내드릴 수 없다”고 밝혔다.   ©브레이크뉴스

 

조계종 종헌-종법에 따르면 총무원장 임기는 4년이니, 가까운 미래는 아니다. 그런데 진제 종정이 교시에서 언급한 차기 총무원장 선출 시기는 과연 언제쯤일까? 가까운 미래인지, 선거법에 따른 2021년 12월인지, 애매하다. 진제 종정 스님은 교시에서 “위원장 밀운스님 기자회견장에 총무원장 설정스님은 동석(同席)하여 종단의 혼미(昏迷)와 혼란(混亂)을 신속히 수습하기 위해 사퇴(辭退)하기로 밀운스님과 약속하였으나...”라고 언급했다. 이 문구로 보아서는 가까운 미래인 듯하다.

 

그러나 조계사 입구에서는 지난 7일부터 설정 총무원장의 퇴임을 반대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설정스님을 지지하는 불자들의 모임(이하 약칭=설지모)”측은 “사부대중께 드리는 호소문에서 “일부 음모세력의 허위 주장에 호도되지 않고 설정스님을 믿고 명예를 회복할 수 있도록 조금만 기다려 주시기를, 종단의 개혁과 발전을 이루는데 큰 뜻을 펼칠 수 있도록 설정스님께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면서 “저희들(일부 스님+신도)은 너무 힘든 상황 속에 계신 스님께는 정말 죄송하지만 설정스님을 이대로 보내드릴 수 없다”고 밝혔다. 설정 총무원장의 총무원장직 고수를 공개리 선언, 적법한 차기 총무원장 선거를 2021년 12월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이다. 진제 종정의 8일 교시와 확연하게 다르다.

 

그러나 확실한 조계종 종헌-종법 규정에 따른다면, 총무원장 임기는 4년이므로, 적법한 차기 총무원장 선거는 2021년 12월이다. 조계종 설정 총무원장의 조기 퇴임(退任)과 임기 고수(固守)가 맞부딪치고 있다. 

 

종단정치에 밝은 한 스님은 “종정은 조계종단의 큰 어르신이므로 종정 스님의 교시는 매우 존중되어야 마땅하다, 하지만, 종정교시 내용을 볼때 종정 교시가 오히려 종단분란을 촉진시키고 있는 감이 있다”고 지적 했다. 그는 “모든 승려는 인간이므로 인간이 지닌 약점이 있을 수 있다. 합법적인 종단의 선거에서 신임 받은 총무원장을 왜 흔드는지 모르겠다. 그게 아니라면, 약점을 다 까내면 된다. 종정스님도 인간이니 분명 약점이 있을 수 있다”고 말을 이어갔다. 스님들 약점을 다 깐다면, 과연 어찌될까? 특히 이 상황에서 진제 종정 스님이 지닌 인간적인 약점을 모두 까발린다면 어찌될까? '조계종=화합종단'을 위한 조계종단 지도부의 대안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moonilsuk@naver.com

 

*필자/문일석. 시인, 본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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