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 인터넷 은행 은산분리 완화..‘득’과 ‘실’은?

김은지 기자 | 기사입력 2018/08/10 [09:00]

 

브레이크 뉴스 김은지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K뱅크, 카카오뱅크가 8월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제정을 앞두고 은산분리(銀産分離) 완화로 이익을 얻을 수 있을지 화두가 되고 있다.


은산분리는 산업자본이 금융시장을 잠식하는 것을 막기 위해 1995년 은행법을 통해 시행된 규정으로, 일반 기업(산업자본)이 은행 지분을 소유하고 경영권을 행사하는 걸 제한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는 기업 또는 기업의 오너가 은행의 주인이 됨으로서 국민들이 믿고 맡긴 자금을 유용하는 걸 막기 위해 제정된 법률이다.


문재인 대통령 등 정치권 인터넷전문은행 규제 해소 시사..은산분리 완화 실효성은?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일 서울시청에서 진행된 인터넷뱅킹 규제혁신 행사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이 금융권 전체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지만, 정작 금융 시장에 정착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은산분리라는 제도가 신산업 성장을 억제하고 있다면 이를 새롭게 접근해야 한다"고 은산분리 완화에 대해 시사했다.


또한, 여야는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은산분리 규제를 예외적으로 완화해서 적용하는 법안을 8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결정했다.


2015년 11월 30일, 국내 최초 인터넷은행 사업자로 KT와 카카오가 선정된 이래, KT의 K뱅크는 2017년 4월에, 카카오의 카카오뱅크는 같은해 7월에 각각 국내 인터넷은행 1, 2호로 출범했다.


사실, KT와 카카오는 은산분리 완화소식이 반가울 수 밖에 없다. 현재 KT와 카카오는 K뱅크와 카카오뱅크에 대해 각각 1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은산분리 규정상 산업자본은 은행 지분을 최대 10%까지만 보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K뱅크는 우리은행이 13.79%, 카카오뱅크는 한국투자금융지주가 58%의 지분율로 대주주다. 하지만 법 제정으로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한도가 늘게 되면 KT와 카카오는 지분율을 높일 수 있게 된다.

 
은산분리 규제가 완화되면 자본금을 확충할 수 있다. 통상적으로 은행은 국제금융 시장에서 정상적으로 영업하기 위해 자기자본비율 8%를 지켜야하고, 이를 유지하기위해 늘어난 대출 규모만큼 자본도 확충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해외차입 자체가 어렵거나 차입 하더라도 높은 조달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자본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주식 발행을 통해 회사의 자본금을 늘리는 '증자'가 이뤄져야 하는데, 현재 은산분리 규제에 묶였던 대주주의 추가 증자가 가능해지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자본금 확충을 통해 대출 여력을 늘리면, 은산분리 완화로 현재 인터넷은행이 그동안 자본금의 한계로 시도하지 못한 금융서비스를 다각화해 서비스의 품질을 향상시킬 수있다. 규제 완화로 대주주의 지분율이 높아져 지배력이 생기면, 다른 주주들의 동의와 협조를 얻어 새로운 금융상품과 서비스 개발이 다양해질 수 있다. 이를 통해 중금리 대출을 비롯한 다양한 시장 진출 및 수익선 개선 효과를 얻게 된다.

 

이러한 효과에 발맞추기 위해 카카오뱅크의 경우 중·저 신용자 대출확대, 카드사·캐피탈사·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과 연계한 대출서비스 출시를 계획중이며, 케이뱅크도 출시를 미뤄놨던 비대면 아파트 담보대출과 펌(Firm)뱅킹, 앱투앱 결제 사업 등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대주주 호주머니 및 공공성 저하..은산분리 완화 반대 목소리 여전


반면, 은산분리에 완화에 대한 부정적인 목소리도 높다. 은산분리의 탄생 배경처럼 산업자본이 은행을 자신들의 사금고인양 이용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은행의 대주주인 기업이 은행에서 돈을 빌려쓰고, 해당기업이 문제가 생기면 그것이 은행의 부실과 함께  금융소비자의 손실로 이어질수 있기 때문이다.


불공정 문제도 피할 수 없다. 산업자본이 금융회사를 과점 소유하게 되면, 금융회사를 소유하지 못한 기업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게 돼 공정경쟁이 불가능해진다는 이유다. 이렇게 되면 여타 경쟁기업이나 신생기업들이
경쟁에서 도태될 위험성이 있고, 과도한 경쟁을 초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K뱅크나 카카오뱅크의 자본부족을 모기업인 KT와 카카오를 제외한 다른 회사에서 증자를 해도 자본부족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데 왜 은산분리 완화만 주장하냐는 의견도 있다.

 

이 밖에도 은행이라는 동종 산업을 진행하는 것임에도 IT 기업이라는 이유로 특혜를 줄 근거가 없으며, 무엇보다 예외를 두기 시작하면 유사 사례가 끝도없이 생겨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현재 국회에는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제정안이 3건 제출돼 있다. 일반 기업의 의결권 보유 한도를 34~50%까지 확대하는 법안, 인터넷전문은행뿐만 아니라 모든 은행의 은산분리 규제를 풀어 일반 기업이 은행의 의결권 보유 한도를 50%까지 취득할 수 있는 은행법 개정안, 은산분리 완화에 따른 부작용을 막기 위해 인터넷전문은행이 대주주에게 돈을 빌려주거나, 대주주의 주식을 매입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이 그 내용이다.

 

현재 정의당 외에 다른 정당들이 모두 은산분리 완화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정부와 국회간의 합의와 표결을 거치면 개정안이 발의될 가능성이 높다. 일반 기업의 은행에 대한 의결권 보유 한도의 경우 50%까지는 어렵고 34% 선에서 합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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