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주도-소득주도 성장 비교...소비심리, 중산층이 주도해야

문재인 정부 “소득주도 성장”은 실제로 “최저임금주도 성장”으로 보아야 마땅

권오중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8/09/13 [12:31]

 

▲ 권오중     ©브레이크뉴스

임금주도 성장

 

임금주도 성장은 경기 침체와 성장 둔화의 원인을 총수요 요인 중 내수와 소비 부족, 소득 분배의 불균형 문제로 보고, 근로자들의 임금을 올리고 소득을 분배해 총수요를 늘리고 소비심리의 상승을 통해 경기를 활성화 시키고 경제성장을 유도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임금을 통한 기업의 이윤이 근로자들에게 더 많이 분배됨으로써 소비가 더 증가한다는 것이다. 반면에 기업의 이윤은 감소하게 되는데, 이는 단기적인 현상이고, 장기적으로는 소비의 증가를 통해 기업의 생산은 더욱 늘어나고, 이를 통해 이익은 더욱 증가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투자가 증가하고 고용이 재창출되며, 경제가 더욱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이룬다는 것이 임금주도 성장론이다. 그러나 우선적으로 인위적인 임금의 상승을 기업이 보편적으로 수용해야 한다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한다. 기업들이 임금만 강제로 인상할 경우, 임금상승이 생산비 상승을 유발시키기 때문에 기업의 경쟁력이 약화된다. 따라서 임금주도 성장을 위해서는 정부가 기업의 활동에 필요한 재정정책을 수립하고, 또한 공공투자를 확대하면서, 동시에 각종 규제를 개혁해야 한다.

 

소득주도 성장

 

거시 경제적으로 소득은 임금, 이자, 지대, 이윤으로 이루어진다.이는 곧 근로(임금)소득 외에도 이자소득, 부동산에 대한 지대소득 그리고 자영업과 기업들이 창출하는 이윤소득을 모두 포함한다. 즉 소득은 경제활동의 모든 분야에서 창출되는 것이므로 임금보다 범위가 훨씬 넓다. 따라서 소득주도 성장은 단순한 근로자의 근로소득만이 아니라, 이자, 지대, 이윤의 증가를 모두 포함하는 소득의 상승을 통해서 성장을 이루어야 하는 것이다. 국민소득은 부가가치들의 합계이다. 부가가치가 창출되어야 소득이 올라가고, 경제가 성장하는 것이다. 그리고 부가가치는 생산과 소비의 각 단계별로 발생한다. 예를 들어 임금이 상승했을 경우에 기업의 생산원가가 증가하기 때문에, 기업의 부가가치(이윤)는 감소하게 된다. 그래서 소득주도 성장이 가능하려면, 임금과 같이 어느 한 부분의 소득만 상승해서는 안 되고 모든 소득의 영역에서 동일한 상승이 전제되어야 한다.

 

소득주도 성장이 가능한가?

 

대한민국 경제에서 임금을 받지 않는 비임금 근로자(예컨대 자영업자, 농수산임업 종사자 등)의 비율은 25,5%OECD 33개국 중 5번째로 높다. 이처럼 비임금 근로자의 비중이 높은 대한민국의 경제구조에서는 임금주도 성장이 적용되기 어렵다.

 

대한민국에서 소득주도 성장론은 문재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된 2015년부터 당론이 됐다. 문재인 정부 출범이후에 소득주도 성장”(장하성)공정경제”(김상조), “혁신성장”(김동연)과 함께 경제 성장의 3대 경제정책 기조로 자리 잡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경제정책)기조 가운데 소득주도성장과 공정경제는 보다 포용적이고 따뜻한 성장, 정의로운 성장을 이루기 위한 경제성장 방법인데 비해, 경제성장의 기반을 만들어내는 것은 혁신성장에서 나온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론에서 가장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부분은 최저임금 상승이다. 즉 근로자들의 임금만 상승하면 경제가 좋아진다는 것인데, 이것이 과연 중장기적으로 경제 성장에 기여하게 될지 여부에 찬반 논쟁이 뜨겁다.

 

다른 소득분야에 대한 상승 대책 없이 단지 근로자들의 임금소득만 상승시킨다는 것은 성장보다는 분배정책이라고 비판하는 시각도 강하다. 물론 공정한 분배정책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비임금 근로자(자영업, 기업)의 비율이 높은 대한민국에서 이들이 높은 임금(생산원가) 때문에, 오히려 소득이 감소한다면, 최저임금 상승이 경제 성장을 이끄는 공정한 분배정책이라고 할 수 없다. 왜냐하면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소득주도 성장에서 소득상승은 모든 종류의 소득을 의미하지 않고, 단지 최저임금만을 의미한다는 것이 문제이다. 그래서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은 실제로는 최저임금주도 성장이라고 보아야 마땅하다.

 

저소득 근로자들의 임금상승이 소비심리를 주도하여 소비가 증가한다는 주장은 무리가 있다. 왜냐하면 최저임금을 받는 근로자들은 소득이 조금 증가했다고 해서 그 만큼 더 소비를 하지 않기 때문에 소비심리가 살아나지 않는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최저임금 상승이 활발한 소비로 이어질 것이라는 환상을 갖고 있다. 소비심리는 주택이나 근로소득이 안정된 경제적 중산층이 주도해야 한다. 즉 소비심리는 소수의 부유층이나 생활에 여유가 없는 하위 소득층이 주도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정책은 자영업자들의 대다수가 포함된 중산층의 생산비를 상승시켜서 오히려 그들의 소득을 감소시키고 동시에 고용을 더욱 줄일 수 있다. 그로인하여 소비심리는 더욱 위축되어, 오히려 경기가 더 심각한 침체에 빠질 수 있다.

 

최저임금 인상과 더불어 또 하나의 문제점은 정부가 일자리 창출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는 것이다. 시장의 논리에 따라 기업이 고용의 주체가 되어야 경기가 활성화 된다. 왜냐하면 기업의 고용(일자리) 창출은 기업의 이익이 늘어날 경우에 가능하기 때문이다. 고용을 통해 기업의 이익이 증가한다면, 고용은 고용을 재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고용 더욱 늘리기 위해서는 기업의 이익이 더욱 증가해야 한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공무원이나 공공부분 일자리 창출을 내세우며 고용창출 정책에 직접 나서고 있다. 물론 세계 경제대공황 시절에 미국이나 독일(3제국)에서 정부가 직접 일자리 창출에 나선 적은 있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기업들이 도산하고 경제가 완전히 붕괴되어 민간 일자리가 많이 사라졌을 경우였고, 또한 일자리도 국가 기간사업에 투입되었었기 때문에, 이후 경제발전에 기여하는 고용창출이었다. 그러나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정부가 직접 고용 시장에 개입할 상황은 아니다. 또한 공무원이나 공공부분 일자리는 단순히 서비스 업무이므로 어떤 상품이나 이익을 창출하지 못한다. 따라서 이익 발생으로 인한 고용 재창출은 불가능하다. 그리고 이러한 고용은 국민의 세금으로 임금이 지불되기 때문에, 국민의 세() 부담 증가로 인하여 소비심리는 더욱 위축될 수 있다.

 

부의 편중과 집중화가 소득의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경제구조는 소비심리를 위축시키고, 생산 활동 주체들의 부채를 증가시켜서 경기를 침체시키기 때문에, 경기를 활성화시키고 경제성장을 이루기 위해서 부의 공정한 분배는 반드시 실현되어야 한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정책은 저소득자에 대한 분배에만 집중되고, 자영업을 비롯한 중산층의 소득을 감소시키는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에, 어쩌면 공정한 분배가 아니라 불공정한 분배일 수도 있다. 경기 회복은 모든 분야가 함께 성장해야 가능하다. 이제 우리는 국민소득의 총량에서 저소득자의 최저임금이 성장한다고, 다른 분야의 소득이 함께 성장한다는 환상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필자/권오중 (diakonie3951@gmail.com).

독일 마부르크 대학교(Philipps- Universität Marburg) 철학박사 (현대사/정치학 전공). 서울대학교 교육종합연구원 선임연구원 역임. 민주평통 정치외교분과 상임위원 역임. 한국외대 등 다수 대학 출강. 현재 사단법인 외교국방연구소 연구실장.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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