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성적순으로 탐정을 공인하면 누가 웃고 누가 울까?

진정 탐정업의 전형이 되어야 할 사람들이 오히려 탐정업 문턱 구경 못할 수도

김종식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 | 기사입력 2019/02/10 [21:28]

▲김종식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  ©브레이크뉴스

k대학교 산학협력단이 2015.12 경찰청에 제출한 ‘민간조사업의 관리에 관한 입법정책과 자격시험‧교육의 구체화 방향’이라는 용역보고서 가운데에는 (가칭) 공인탐정시험 과목으로 1차에 헌법(기본권), 민법(민법총칙,계약법), 형법(총칙), 개인정보보호법, 통신비밀보호법,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2차에 가칭 공인탐정법,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민‧형사소송법에서의 증거이론과 관련된 법령‧판례 등으로 편성됨이 바람직해 보인다는 의견이 있다.

 

일견해 볼 때 문자 그대로 법률과목 일색이다. 마치 패러리걸(Paralegal) 선발시험과목을 보는 듯 하다. 탐정의 활동상 위‧탈법 등 일탈 제어에 지나치게 초점을 맞춘 나머지 탐정의 본래적 기능과 그 역량을 검정해 볼 과목은 온데간데 없다. 예를 들어 탐정실무에 있어 필수가 될 정보론(정보수집활동상 기본원칙, 정보의 타당성 평가 및 오류 진단, 정보의 순환과정과 정보보고서 작성)이나 조사론(탐문조사의 중요성과 요령, 미행의 형태 및 수준과 처벌 가능성 여부, 관찰과 묘사, 실종자 및 도난·분실물 찾기 요령) 등이 쏙 빠져 있다는 얘기다. 아무튼 이 용역보고서는 탐정제도의 방향조차 설정되지 않은 현단계에서 경찰청이 참고할 자료일 뿐임으로 민간이 여기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거나 의견을 개진할 성격의 것이 아니라고 본다.

 

하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위에서 살펴 본 k대학교의 산학협력단 보고서가 아니더라도 미국이나 호주 등 탐정을 시험제로 공인하고 있는 나라들의 경우 탐정시험에 법률과목이 차지하는 비율이 70퍼센트 정도에 이르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탐정의 역할은 증거능력이 있는 자료(정보나 단서‧증거 등)의 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과 이러한 과정에서 타인의 사생활이나 권익을 침해할 소지가 상존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법률적 지식이 전제되어야 함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할 것이다.

 

필자는 이쯤에서 만약 우리나라에서 탐정을 시험 성적순으로 선발하는 공인탐정제를 시행할 경우 어떤 현상이 나타나게 될까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그간 ‘소수 인원을 선발하여 공인탐정이라는 명찰을 달아주려는 미국식 공인탐정제(자격제)’나 ‘기존 탐정업에 대한 보편적 관리에 방점을 두는 일본식 탐정업 관리제(신고제)’의 장단점 비교 등은 칼럼을 통해 누차 강조한 바 있어, 오늘 이 지면에서는 좀 재미있는 이슈가 될 ‘시험 성적순으로 탐정을 공인하면 누가 웃고 누가 울게 될 것인가’에 대한 진단을 통해 공인탐정제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갖고자 한다.

 

먼저 앞에서 언급된 높은 수준의 공인탐정시험을 내심 반기며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얼른 믿기지 않겠지요? 필자는 단언컨대 한국에 공인탐정시험이 시행된다면 변호사자격을 취득한지 오래되지 않은 젊은 변호사들이 변호사업의 시너지효과 극대화와 미래 비전 차원에서 공인탐정자격을 취득해 두려 대거 응시할 것으로 보며, 법무법인(또는 단독 변호사 사무실)의 경쟁력 차원에서 변호사 사무장들 간에 본격적인 공인탐정자격 취득 붐이 일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경찰(공무원)시험준비생들과 검경의 학구파 현직 공무원, 법학도 등을 비릇한 고시 탈락파들이 대거 가세하여 매년 공인탐정 선발 인원수를 이들이 거의 차지하게 될 것이라 본다.

 

이로 손에서 책을 놓은지 오래된 장년층 검‧경의 퇴직자나 오랫동안 학술보다는 민간조사실무에 종사해온 ‘현장파’ 등 진정 한국형 탐정업의 전형(典型)이 되어야 할 사람들은 오히려 공인탐정제의 문턱에도 들어서지 못하는 처절한 허탈을 맛볼지 모름을 경고해 두고자 한다. 여기에 일부 탐정관련 교육프로그램운영자나 협회 또는 학회 등을 앞세우고 있는 인사들 가운데 어떤이는 오래전부터 공인탐정제가 되면 탐정자격시험학원 형태의 고수익사업 영위를 염두에 둔 듯 ‘낮이나 사석에서는 일본식 무시험 신고제 탐정제도가 답이다’라는 대중 영합적 발언을 늘어 놓다가 ‘밤이나 공식적인 자리에 가서는 공인탐정제가 옳다’는 등 이기적 행태를 서슴치 않고 있어 순수한 마음으로 공인탐정제 추진에 응원을 보냈거나 공인탐정만이 답이라고 여겼던 시민들의 상심과 좌절은 더 클 수 있다.

 

한국형 탐정제는 실현 될지 말지, 되면 어떤 형태로 다가올지 아직 아무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탐정업을 찾는 수요는 날로 점증하고 있으며 그 수요는 민생의 한 단면이라는 점이다. 경찰청과 공인탐정법(안)을 발의한 윤재옥 의원과 이완영 의원은 굳이 탐정업을 ‘공인탐정법(공인탐정)’이라는 이름으로 ‘창설’해야 할 일인지, 기존(재래)의 탐정업과 새롭게 출현하거나 진화될 다양한 형태의 탐정업들에 대한 보편적 관리를 행할 ‘탐정업 업무 관리법’ 제정이 옳을지를 깊이 고민해 보기를 거듭 촉구한다. kjs00112@hanmail.net


☐김종식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한국범죄정보학회민간조사학술위원장,前경찰청치안정책평가위원,한북신문논설위원,치안정보20년,경찰학강의10년/저서:탐정학술요론,탐정학술편람,민간조사업(사립탐정,민간조사원)해설,민간조사학(탐정학)개론,경찰학개론,정보론外/탐정업(공인탐정,탐문학술지도사,자료수집대행사,민간조사사,사설탐정)과 탐정법(공인탐정법,민간조사업법 등) 민간조사제도와 치안·국민안전 등 관련 400여편의 칼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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