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산청원 한국당=183만명, 민주당=33만명 “쪽팔렸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 “헌법정신 지키는 주체는 국민-국민은 선거통해 주권행사”

문일석 발행인 | 기사입력 2019/06/11 [15:59]

우리나라 헌법재판소는 지난 2014년 12월19일 박근혜 정부가 청구한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및 정당 활동 정지 가처분 신청사건에 대한 결정을 내렸다. 이 결정 때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이 내려진 것. 이 결정으로 정당 전체가 날라 가 버렸다. 정당 해산 결정이란 정당의 활동이 전면 금지되는 것을 말한다. 이 결정은 지난 1962년, 5 · 16 쿠데타 이후 정당 관련 조항이 헌법에 도입된 뒤 정부가 헌법 절차에 따라 정당의 강제 해산을 시도한 첫번째 결정이었다.

 

그런데 이 결정처럼, 만약 정부가 자유한국당이나 민주당의 해산을 청구한다면, 그리하여 헌재가 해산결정을 내린다면 어찌 될까? 해산결정을 내려지는 순간, 정당의 활동이 완전 금지된다. 이런 우려가 눈앞에서 아른거리는 이상한 사태가 발생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과 여당이 민주당을 상대로 한 청와대 청원이 진행됐기 때문이다. 11일, 청와대는 아주 흥미로운 브리핑을 했다. 자유한국당-더불어민주당의 정당해산 청구 청원에 대한 청와대 입장을 발표한 것.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11일 '자유한국당·더불어민주당 정당해산 청구' 청원에 대해 답변하고 있는 모습. ©청와대 유튜브채널 캡쳐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183만1천900명이 참여한 '자유한국당 해산청구' 청원, 그리고 33만7천964명이 참여한 '더불어민주당 해산청구' 청원에 대해 답변을 했다. 그는 “우선 정당 해산 청원에 짧은 시간에 이렇게 많은 국민이 참여했다는 것을 보면, 우리 정당과 의회정치에 대한 국민의 준엄한 평가가 내려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183만과 33만이라는 숫자에서 주권자인 국민의 답답한 심정을 읽을 수 있다”고 전제하고 “정당에 대한 평가는 선거를 통해 내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국민청원으로 정당 해산을 요구하신 것은 ‘내년 4월 총선까지 기다리기 답답하다’는 질책으로 보인다. 주권자의 뜻을 무겁게 느끼며 답변드린다”고 실토했다.


강 청와대 정무수석은 “자유한국당 해산청구 청원부터 살펴보겠다. 청원인은, 자유한국당이 장외투쟁과 정부의 입법을 발목잡고, 소방 예산을 삭감해 국민의 안전을 심각하게 하며, 정부가 국민을 위한 정책을 시행하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있다는 점. 의원들의 막말도 도를 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 청원은 2019년 4월 22일 시작돼, 6일 만에 답변기준인 20만명을 넘어섰고, 특히, 물리력을 동원해 패스트트랙지정을 막았던 29일과 30일 이틀 동안에만 100만명의 국민이 청원에 나섰다. 결국 183만명이라는 최다 참여자 수를 기록하며 마감됐다”고 소개했다. 이어 “민주당 해산청구 청원은 같은 달 29일 시작돼 약 33만명이 참여했다. 청원인은 민주당이 패스트트랙 지정으로 물리적 충돌을 유발했고, 국가보안법 개정 운운하며 국민안전을 심각하게 했으며, 국민을 위한 정책을 내놓지 못하면서 야당이 하는 일을 방해하고, 의원들의 막말과 선거법을 무리하게 처리한 부분을 지적하고 있다”고 알렸다.

 

정당에 대한 결정적 평가는 유권자의 몫이다. 선거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유권자들의 지지에 따라 당의 존재-퇴출 여부가 결정된다. 다음 총선은 2020년 4월15일. 유권자들이 뜬금없이 자유한국당-더불어민주당, 이 두 당의 해체 청원을 벌여 183만명-33만명이 청원하는 결과가 나왔다.


이 같은 결과가 나와 있는데, 해산청구 이외 다른 방법은 없었던 것일까? 강 청와대 정무수석은 “정부의 정당 해산 청구는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제도이면서, 동시에 우리 사회의 갈등을 키우고 정당정치가 뿌리내리는데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그래서 정당에 대한 평가는 주권자인 국민의 몫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헌법8조와 헌법8조 4항은 정당 활동의 자유와 민주적 기본질서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이 헌법정신을 지키는 주체는 국민이며, 국민은 선거를 통해 주권을 행사한다. 정당해산 청구는 정부의 권한이기도 하지만, 주권자인 국민의 몫으로 돌려드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결론을 내렸다.


정부는 법률적으로 정당 해산 제소권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두 당에 대해 정당해산 심판을 청구하지 않았다. 청와대 정당해산 청원자 수로 보면, 불특정 유권자들은 더불어민주당보다 자유한국당을 더 싫어하는 모양이다. 청원자 수는 자유한국당 183만명-더불어민주당 33만명에 달했다. 만약, 자유한국당이 해산됐다면,대규모 민중시위가 예비됐을 수도 있다. 어찌됐든 이 청원 사건으로 두 당 모두가 쪽팔렸다(‘부끄러워 체면이 깎이다’는 속어). moonilsuk@naver.com

 

*필자/문일석. 시인 본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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