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의혹’과 가열되는 탄핵공방

'양날의 칼'이 된 미국 민주당의 트럼프 탄핵공세

이규석 국제문제 전문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9/10/08 [10:55]

 

▲ 이규석 칼럼니스트     © 브레이크뉴스

‘우크라이나 의혹’이란, 내년 11월 치러질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최유력 대선후보로 부상해 있는 조 바이든의 아들 헌터 바이든에 대한 (우크라이나 내에서의) 조사를 강행하도록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요청을 한 것으로부터 발발했다. 그 요청이 결국은 군사지원⋅경제지원을 구실로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압박한 일이었음이 드러나면서 워싱턴 정가에 트럼프 탄핵 논의를 불러오게 한 대형 정치스캔들이다. 현재 진행 중이다.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7월 25일, 조 바이든 전(前) 민주당 부통령의 아들 헌터 바이든의 우크라이나에서의 기업(가스회사) 비리를 수사해 달라고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전화통화를 했다. 이 통화사실이 들통이 나면서 트럼프는 지금 탄핵위기에 몰리고 있다.  


바이든 부자는 세계적인 규모의 사업을 우크라이나, 중국 등지에서 전개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었고,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의 최유력후보로서의 바이든의 지지율이 트럼프 대통령보다도 높게 나오자,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을 낙마시키기 위해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을 이용하려고 했다는 것이 ‘우크라이나 의혹’의 줄거리이다. 바이든 부자의 우크라이나에서의 경제활동에 있어 ‘부당이득’을 수사⋅공표하여,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 바이든에게 큰 상처를 입히고자 한 것이 트럼프의 노림이었다.


트럼프가 우크라이나의 수사당국이 바이든 아들에 대한 조사를 해준다면 그 대가로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자금지원을 해주겠다는 뉘앙스의 전화통화 한 것에 대해, 페로시 美 하원의장은 권력의 남용과 연방법위반이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美 합중국헌법에서는 대통령은 ‘반역죄, 뇌물죄, 그 밖의 중대한 범죄와 기타의 죄’를 저질렀을 경우 탄핵소추를 당하고, 유죄가 확정되면 파면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원에서 과반수가 찬성하면 탄핵소추가 되고, 상원에서 3분의 2가 동의하면 유죄가 확정된다.


백악관이 9월 25일, 민주당의 계속되는 공세를 이기지 못한 채 트럼프-젤렌스키의 전화통화 기록을 ‘마지못해’ 공개하자, 美 하원은 곧바로 트럼프를 탄핵소추하기 위한 ‘정식 조사’에 착수했다. 하원의 6개 위원회가 조사를 시작했다. 트럼프의 언동이 美 연방법과 美 합중국헌법에 저촉되는지 여부를 조사하는 것이다. 


미 연방법의 선거(자금)법은 외국인으로부터 ‘가치 있는 것’을 취득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 트럼프가 젤렌스키에게 헌터 바이든에 대한 조사를 요청하여 바이든에 불리한 정보를 얻으려고 한 일을 놓고, 美 법무부는 ‘정보’를 가치 있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민주당은 트럼프에 국한되지 않고 외국인과 이야기를 하여 정보를 얻으려고 한 인물에 대해서는 선거(자금)법위반이라 주장하고 있다. 또한 트럼프가 개인적 이익(2020년 대선에서 가장 경계해야할 상대인 바이든을 대통령후보로부터 낙마시키는 일)을 위해 외교를 정치적으로 이용했다고 민주당은 트럼프를 비난하고 있다. 선거법 위반과 외교의 정치적 이용이라면 탄핵의 근거가 될 수 있다.  

 
한편 트럼프가 젤렌스키에게 헌터 바이든에 대한 조사를 요청한 일이 ‘이적행위’로 판명이 된다면 이 또한 탄핵의 사유가 될 수 있다. 자국국민을 자국의 검찰이 아닌 외국검찰에 조사시켜 위험에 빠뜨리는 일은 ‘이적행위’로 간주되어 탄핵의 요건을 충족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美 하원 정보위원회, 외교위원회, 정부감독개혁위원회 등에서는, 9월말,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서 고문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 씨와 7월의 트럼프-젤렌스키 전화회담에 같이 참가하고 있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법적 구속력이 있는 소환장을 보내, 우크라이나 의혹 관련 문서의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 상임위는 10월 중, 국무부 우크라이나협상 특별대표, 유럽연합(EU) 주재 미국대사, 우크라이나 주재 전(前) 미국대사 등도 불러 관련 진술을 받을 예정이다. 미 하원은 오는 11월까지는 탄핵 표결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지금의 미국의 속도감 있는 트럼프 탄핵정국을 바라 볼 때, 바이든을 낙마시키기 위한 트럼프의 전략은 아무래도 조금 ‘오버’한 것 같기는 하다. 이번 탄핵 건으로 인하여 트럼프에 흠집이 생기면, 트럼프는 내년 대선에서 민주당의 어느 후보와 싸우더라도 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美 공화당 집행부에서도 트럼프를 내년 대선에 내보내 진다고 판단이 서면, 민주당의 트럼프 탄핵추진에 응해주고, 이미지가 비교적 깨끗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잠시 동안 대통령에 앉힐 생각을 가질 수도 있다. 그리고 내년 대선에도 펜스를 대통령 후보로 내보내는 방식이다.


美 공화당으로서는, ‘러시아 의혹’에 이어 ‘우크라이나 의혹’이 터져 나왔고 ‘지저분한’ 각종 스캔들에 휘말려 들었던 트럼프로부터 앞으로 또 무엇이 더 튀어나올지 모르는 상황이라면, 상대적으로 깨끗한 펜스를 내년 대선에 참가시키는 것이 더 확실하다는 판단을 할지도 모른다. 그리 되면 공화당 내부에서도 트럼프 탄핵에 은밀히 가담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즉 이탈표가 나온다는 뜻이다.


그러나 지금 트럼프 탄핵을 거세게 밀어붙이고 있는 민주당도 부담이 있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바이든 부자가 우크라이나의 가스회사에 손을 대면서 오직(汚職)스캔들을 일으킨 것은 사실로 알려지고 있고, 세계 여러 곳에서 사업을 전개하는 가운데 불협화음을 내왔다는 설(說)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트럼프와의 전면대결로 탄핵정국을 거세게 몰아붙이는 일은, 내년 대선에서의 최유력후보인 바이든에게도 상처를 입힐 리스크를 안고 있다. 여러 나라에서 사업을 해온 바이든 부자의 치부가 들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민주당의 탄핵공세는 '양날의 칼'로 작용할 수가 있는 것이다.  


내년 美 대통령 선거 민주당 후보 지명경쟁에서 지지율 1위를 달려왔던 바이든이 실속(失速) 또는 낙마한다면 2위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그리고 3위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에게는 반기는 일이 될 것이다. 우크라이나 의혹이 터지고 나서는 아이오와주와 뉴햄프셔주로부터 시작하여 바이든과 워런의 지지율에 있어 역전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워런이 수위로 박차고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워런에의 지지가 확대될수록, 반(反)자본주의적 경제정책을 내걸고 있는 워런에게는 월가(街)와 상류층⋅부유층의 경계와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급진좌파의 샌더스도 대학교육의 무상화(無償化) 등 지나친 사회주의적 정책으로 젊은이들에게는 인기지만 미국인 다수를 포섭하기에는 아직은 길이 멀다. 이것이 민주당 집행부의 고민이다.


모든 사정을 차치하고 민주당이 트럼프의 탄핵을 추진한다면, 하원에서 과반수, 상원에서 3분의 2의 찬성을 얻어야 가능하다. 美 하원 의석수는 총 435석으로 탄핵소추안이 통과되려면 과반인 218명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의석 분포상 현재 민주당이 235석이므로 탄핵안이 하원을 통과할 가능성은 높다. 그러나 상원에서는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탄핵안이 가결된다. 美 상원 의석수는 총 100석으로 현재 공화당 53명, 민주당 45명, 민주당 성향 무소속이 2명으로 구성돼 있다. 상원에서 탄핵안이 가결되어 트럼프의 유죄를 확정하려면 공화당 쪽에서 20명 이상의 이탈표가 나와야 한다.


따라서 민주당으로서는 하원에서는 탄핵소추가 오케이(OK)이지만, 상원에서는 아직은 인원수 부족으로 파면(罷免)은 실패할 것이라는 게 현시점까지의 시나리오이다. 허들이 높은 편이다. 그러므로 민주당의 이번 탄핵공세는 트럼프에게 치명타를 안기지는 못할 것 같고, 다만 트럼프에게 큰 흠집을 내는 정도에 만족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하원에서 트럼프에 대한 조사를 집요하게 해나가다 보면 트럼프의 다른 추가의혹이 걸릴 수도 있고, 그리 될 때 공화당 집행부로 하여금 트럼프를 포기하고 펜스를 옹립하게 하는 시나리오도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런 상황이 오면 트럼프에 대한 진짜 탄핵이 가능해질 것이다. 민주당으로서는  대어를 낚는 일이 될지도 모른다. nagano91@naver.com

 

*필자/이규석: 국제문제 전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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