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백선엽 대장을 추도하며

이병익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20/07/13 [10:06]

▲ 6·25전쟁 영웅이자 창군 원로인 백선엽 예비역 대장이 10일 오후 11시께 별세했다. 향년 100세. 사진은 낙동강 전선에서 찍은 1사단장 백선엽. (사진=육군 제공) 2020.07.13.     © 브레이크뉴스


6. 25전쟁의 발발로 대한민국은 파죽지세로 밀려오는 인민군에 국토를 유린당했다. 서울을 내주고 남으로 남으로 패주하던 국군은 낙동강 전선에 최후의 방어선을 쳤다, 이제 여기서 밀리면 대한민국은 공산화가 되는 절박한 실정이었다. 유엔군은 일본으로 최후의 방어선을 옮기기 직전이었고 백선엽 사단장이 지휘하던 1사단은 인민군 3개 사단의 집요한 공격에도 불구하고 328고지-수암산-유학산-741고지의 방어선을 확보하고 다부동-대구 접근로를 방어하여 대구 사수에 결정적인 역할이 있었다. 대구를 끼고 있는 낙동강 전선이 함락당하면 한반도는 적의 치하에 들어가는 절박한 순간이었다.

 

다부동 전투가 역사에 남는 이유는 최후의 보루에서 피 흘려 지켜낸 승리로 인하여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있게 만든 것이었다. 인천상륙작전과 더불어 전사에 빛나는 승리로 기록되고 있다. 이후 1사단은 38선 돌파와 평양 입성의 최선봉 부대가 되었다. 1사단장이었던 백선엽은 태극무공훈장(2회), 을지무공훈장, 충무무공훈장, 미국 은성무공훈장, 캐나다 무공훈장 등을 비롯해 미국 코리아소사이어티 '2010 밴플리트 상' 등을 받았다. 6.25 당시에 국군의 전력은 북한군에 비교해서 무기가 열세였고 훈련도 부족해서 미군은 국군을 민병대 수준으로 폄훼하기도 했다.

 

미군들의 이런 인식에도 그들이 진심으로 존경하는 한국군에는 백선엽 대장이 있었다. 다부동 전투에서 여기서 밀리면 대한민국은 없다면서 내가 뒤로 후퇴하면 나를 쏘아도 좋다는 명령을 내리고 국군을 독려하여 공산군을 섬멸하였다. 다부동 전투의 승리가 백선엽 사단장 혼자의 힘은 아니겠지만 지휘관의 모범이었다고 생각한다. 종전 후에는 2차례의 육군참모총장으로 재직하기도 했고 한국군 현대화에도 열정을 다했다. 

 

백선엽 대장은 치부로 남아있는 간도특설대의 경력이 그의 이력에 흠은 될 수 있겠지만 나라를 구한 영웅의 업적은 오랫동안 국민의 마음에 남아 감사와 존경을 받기에 충분하다. 그가 독립군 토벌에 앞장섰다고 하는 주장은 그에게 적극적인 친일의 굴레를 씌우려는 의도라고 본다. 간도특설대에 소속되었다는 사실 이외에는 독립군과 전투를 벌였다는 역사적 사실이 없다. 독립운동을 한 사람 중에는 북한 인민군의 창설에 앞장선 사람도 있고 북한 정권의 고위직도 있다. 전 생애 중에서 짧은 기간 일본에 부역했다고 전 생애를 부정당하고 있는 인물들도 많이 있다. 

 

▲ 이병익 칼럼니스트     ©브레이크뉴스

국가보훈처에서 백선엽 장군을 대전의 국립현충원으로 장지를 정한 것은 매우 합당한 결정이다. 입에 거품을 물면서 현충원 안장을 반대하는 사람 중에는 대한민국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킨 고귀한 희생에 대해서 애써 무시하려고 하는 편향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된다. 비록 악인의 세월을 살았어도 크게 의로운 일을 한 사람이나 의로운 죽음을 택한 사람에 대해서는 칭송하고 추모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인지상정이다. 일제 강점기에 국민이 행한 친일의 정도를 어떻게 재단하는지 필자는 궁금하게 생각한다. 

 

영웅은 역사가 지난 후에 평가를 받는 법이다. 인물을 미화해서 영웅을 만드는 일도 없어야 하지만 업적을 폄훼하는 일도 없어야 한다. 인생에 있어서 공과 과는 누구에게도 있을 것이다. 공은 공대로 인정하고 과는 과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진정한 평가이다. 1945년 이후에 75년의 세월이 흘렀고 대한민국은 자유민주공화국으로 우뚝섰다. 자유와 민주를 구현한 인물이 대한민국의 영웅이다. 과거에 친일을 했거나 친중을 했거나 친쏘를 했거나 친북을 했다고 하더라도 지금 자유와 민주를 위해 앞장서고 있다면 영웅이 될 자격이 있다고 본다. 이 땅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헌신하고 순직한 국군과 경찰들 그리고 그 후손들에게 진심으로 존경을 표한다.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영웅 백선엽 장군을 추도하며 전쟁이 없는 곳에서 영면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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