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중국 무역전쟁은 국제법을 위반한 '패권주의 정책'

WHO가 미국의 패권주의적 국제법 위반행위에 대해 잘못된 것이라는 판정을 내린 것은 세계 자유무역주의 지키려는 국제적 노력 결과

권기식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20/09/16 [09:34]

▲ 권기식 칼럼니스트. ©브레이크뉴스

세계무역기구(WHO)가 15일(현지시간) 미국이 중국에 부과한 관세가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WHO가 미국의 패권주의적 국제법 위반행위에 대해 잘못된 것이라는 판정을 내린 것은 세계의 자유무역주의를 지키려는 국제적인 노력의 결과라는 평가이다.

 

WTO에서 1심 역할을 하는 패널은 이날 미국이 234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부과한 관세는 무역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판정했다. 패널은 미국이 징벌적 관세를 부과한 중국산 수입품이 중국 지적재산권 도용과 관련이 있다는 증거를 보여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미국이 대중국 압박정책에서 '전가의 보도'로 휘둘러대는 지적재산권 도용의 증거가 없다는 뜻이다. 이는 미국이 증거도 없이 경제와 외교 양 측면에서 중국에 대한 부당한 공세를 벌였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WTO의 1심 판결에 대해 미국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미국은 불공정 무역관행에 대해 스스로 방어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번 판결이 미중 1단계 무역합의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는 WTO 판결의 의미를 축소시켜 미중 무역합의 틀이 흔들리는 것을 막고 대선 정국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이번 WTO의 판결은 미국이 이미 상소절차를 없애 최종판결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측면에서 절반의 판결로 볼 수도 있으나, 최종심이 열리더라도 1심 판결이 번복될 가능성이 적다는 점에서 사실상 중국의 승리로 평가된다.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미국이 국제사회에서 보여준 행태는 매우 실망스러운 것이다. 미국은 지난 2017년 6월 파리기후협약을 탈퇴한 데 이어 지난 7월 6일 세계보건기구(WHO) 탈퇴를 공식 통보했다. 또한 세계무역기구(WTO)에 대해서도 공공연히 탈퇴압박을 가하고 있다. 환경위기와 자유무역, 코로나19 방역 국제연대 등 전 인류적인 사안에 대해 세계 초강대국으로서의 의무를 저버린 행위라는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미국의 패권주의에 동조하는 국제기구는 지원하고, 미국의 말을 듣지 않는 국제기구는 탈퇴하거나 분담금을 내지 않는 방식으로 압박하는 비신사적인 이중잣대로 편향된 국제정치를 하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대목이다.

 

무역자유화를 통한 세계적인 경제발전을 목적으로 지난 1995년 1월 출범한 WTO에는 현재 164개국이 가입돼 있다. 미국이 사실상 최종심인 1심 판결에 불복하는 행태를 보이는 것은 WTO 정신에 반하는 것인 동시에 나머지 163개 가입국의 입장을 무시한 처사라는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미국은 세계보건기구 탈퇴를 철회하고 세계무역기구 탈퇴압박을 중단해야 한다. 그리고 자유무역주의와 국제안전을 위한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것이 세계 초강대국이 취해야 할 올바른 자세이다. kingkakwon@naver.com

 

*필자/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 한겨레신문 기자와 청와대 정치국장을 거쳐 영남매일신문 회장과 2018평창동계올림픽 민간단체협의회장 등을 역임했다.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와 일본 외무성 초청 시즈오카현립대 초빙교수, 중국 외교부 초청 방문학자로 활동한 한중일 전문가이다. 서울미디어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와 남양주시 국제협력 특별고문 등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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