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9 평양남북정상회담 2주년 전야에 서울역을 가본 ‘짜릿함’의 이유

필자는 북한 김정은 노동당 국무위원장이 서울 답방 시 서울역으로 올 것이라 예측했는데...

문일석 발행인 | 기사입력 2020/09/19 [10:22]

지난 2018년 9.19 평양 남북정상회담은 민족의 가슴에 재회의 불을 지른 감동의 장면이었다. 문재인-김정은 두 남북정상이 함께 만나 포옹하고, 평화의 한반도를 만들자고 합의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전용기를 타고 평양에 도착했다. 문 대통령은 순안공항에 내려 북측의 환영인파를 향해 90도로 허리를 굽혀 인사했었다. 

 

▲ 2018년 9.19 평양정상회담. 문재인-김정은 남북정상이 무개차를 타고 평양 시내를 달리고 있는 장면.     ©청와대

 

이 때 두 정상은 한 테이블에서 만났다. 악수했다. 껴안았다. 함께 대화하고 거니는 모습이 생생하게 남북 텔레비전으로 생중계 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평양의 거대한  체육관에 모인 평양의 군중에게 연설했다. 평양 능라도 5·1경기장에는 평양시민 15만 명이 모였었다. 두 정상은 평양 시내를 무게차로 달리며 손을 흔들었다. 그런가하면 백두산 정상까지 올라 한민족이 한 민족임을 전 세계에 보여줬다, 이 정상회담을 수행했던 대기업 기업인들이 대동강 변에서 사진을 찍는 장면도 감동의 한 장면이기에 충분했다. 눈에 보이는 이런저런 장면들은 감동, 그 자체였다. 남북 정상의 평양정상회담은 민족의 감동이 어디까지인가를 보여준 대 사건이었다.

 

2020년 9월9일은 9.19 남북정상회담의 2주년이 되는 날이다. 필자는 당시 9.9 합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군사적 대결을 완화한 것이라고 봤다. 남북 간, 민족끼리의 전쟁 위협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는 남북 간 금방이라도 전쟁이 터질듯한 위기의 순간, 그 연속이었다. 금강산 관광이 중단됐고, 개성공단의 가동도 중단됐다. 냉전의 연속이었다. 그런데 9.19 평양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 간 큰 무력충돌은 없었다. 전쟁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났다고 본다.

 

이에 대해, 평화재단은 지난 2018년 9월22일자 “활짝 열어놓은 평양 남북정상회담” 제목의 현안진단에서 이 회담의 의의를 정의했다. 이 현안진단은 “군사분야 합의서는 판문점 선언에서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근원으로 되는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한 약속을 구체화한 것이다. 주요내용을 보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의 비무장화, 비무장지대 내 전방초소(GP)의 시범적 철수, 지상·해상·공중의 군사적 적대행위 금지 조치 등이다. 이러한 군사분야 합의가 가진 의미에 대해 문 대통령은 공동언론발표문을 통해 ‘남과 북은 오늘 한반도 전 지역에서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모든 위험을 없애기로 합의’ 했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이는 말로만이 아니라 실제적인 조치로서 한반도에서 전쟁 재발의 위험이 제거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이러한 남북 간 군사분야 합의보다 한반도 평화를 이루는 데 더 중요한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북한주민과 함께한 마음의 교감이다”고 진단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SNS를 통해 “남북의 시계가 다시 돌아가길 바란다”고 밝혔다(사진참조).  ©kbs합성 사진.

 

9.19 평양남북정상회담 2주년. 회담의 당사자였던 문재인 대통령도 감회가 남달랐을 것이다. 이날 문 대통령은 SNS를 통해 “남북의 시계가 다시 돌아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2년 전 평양 능라도 경기장에서 15만 평양 시민을 만났고 분단 후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처음으로 북녘 동포들 앞에서 연설했고 뜨거운 박수도 받았다, 그 감격은 생생하건만 시계가 멈췄다”면서 “판문점 비무장화와 화살고지에서의 유해발굴로 이어지며 이후 남북 간 무력충돌은 단 한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매우 소중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평화를 바라는 국민들의 소망과 국제사회의 지지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던 일들”이라고 평가하면 “합의가 빠르게 이행되지 못한 것은 대내외적인 제약을 넘어서지 못했기 때문이다. 9.19 남북 합의는 반드시 이행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문 대통령은 “역사에서 한번 뿌려진 씨앗은 언제든, 어떤 형태로든 반드시 열매를 맺는 법”이라고 강조하고 “평창의 경기장에서, 판문점에서, 평양에서 심은 씨앗을 아름드리 나무로 키워가야 한다” "9·19 남북합의는 반드시 이행되어야 합니다"고, 미래비전을 제시했다.

 

▲ 밤의 서울역.     ©브레이크뉴스

9월 18일 밤에 찍은 서울로(옛 서울역 부근의 고가도로) 야경.     ©브레이크뉴스

 

▲ 서울역에서 남대문 방향.     ©브레이크뉴스

 

필자는 9월18일 저녁, 9.19 2주년 전야에 서울역 부근을 산책했다. 당시 필자는 북한 김정은 노동당 국무위원장이 서울 답방 시 서울역으로 올 것이라는 예측성 칼럼을 쓴 바 있었다. 이후, 이러한 예측이 언젠가는 적중하리라는 느낌으로 서울역 부근을 걸어봤다. 끊겼던 남북 철도가 이어져서 남북 철도가 자유로이 왕래하며 남북 시민-인민을 실어 나르는, 감동의 순간을 환상(幻想) 해봤다. 미리, 그 짜릿함에 빠져봤다.

 

필자는 이날 저녁 페이스북에 “서울역과 그 부근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역•••직접, 가 보시라!” 제하의 글을 올렸다. 서울역이 국제적인 철도역으로 거듭 태어날 날이 가까이 다가오는 날을 상상해봤다. 아래는 9.19 전야, 필자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의 전문이다.

 

“필자의 사무실은 서울역 부근에 있다. 그런 연고로 23년째 서울역 부근을 어슬렁 거려봤다. 9월18일 저녁, 서울역 부근을 자세하게 산책했다. 특히 고가도로를 공원으로 만든 서울로를 걸어봤다. 필자는 미국 뉴욕 맨해튼의 기차역이 있는 펜(penn) 스테이션 부근에서 5년을 살아본 경험이 있다. 한국의 서울역과 미국의 뉴욕 맨해튼 역을 비교해도, 서울역이 단연 아름답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직접 보고 서, 현장에서 보고 드린다! 일본의 수도인 동경역, 서울역과 비교해도 동경역은 초라하다! 서울역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역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세계, 그 어느 역과라도 비교해 보시라! 서울로에 올라가서 서울역 일대를 감상해 보시라!<서울역 부근 야경 사진 참조>. 세계 여러 나라를 많이 돌아본 기자로서 양심껏 주장할 수 있다. 향후 서울역이 남북왕래의 중심역이 된다면, 서울역은 아마 지금보다 더 국제적인, 세계의 가장 아름다운 역으로 거듭거듭 태어날 수 있을 것이다. 서울역에서 승차표를 끊어 평양, 북경, 모스크바, 파리로 달리는 그런 날을 상상해 봤다. 서울역은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작품이다. '박원순표 서울역'인 셈이다. 박원순은 갔어도 서울역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역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어서 빨리, 서울역에서 승차표를 끊어 평양-북경-모스크바-파리로 달리는, 대륙을 자유로이 넘나드는 그런 날이 오기를 기다린다. moonilsuk@naver.com

 

*필자/문일석. 시인. 본지 발행인

 

아래는 19일, 문재인 대통령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 한국어-영문의 전문이다.

 

문재인 대통령 페이스북에 올린 글 (전문)

 

 

“9·19 평양공동선언 2주년을 맞았습니다” 

 

시간을 되돌려봅니다. 2년 전, 평양 능라도 경기장에서 15만 평양 시민을 만났습니다. 분단 후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처음으로 북녘 동포들 앞에서 연설했고, 뜨거운 박수도 받았습니다.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의 한반도를 선언했습니다. 군사 분야에서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합의를 이뤘고, 판문점 비무장화와 화살고지에서의 유해발굴로 이어지며 이후 남북 간 무력충돌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매우 소중한 진전입니다. 평화를 바라는 국민들의 소망과 국제사회의 지지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던 일들입니다. 그 감격은 생생하건만, 시계가 멈췄습니다.  합의가 빠르게 이행되지 못한 것은, 대내외적인 제약을 넘어서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비록 멈춰 섰지만, 평화에 대한 우리의 의지는 확고합니다.  9·19 남북합의는 반드시 이행되어야 합니다. 역사에서 그저 지나가는 일은 없습니다. 역사에서 한번 뿌려진 씨앗은 언제든, 어떤 형태로든 반드시 열매를 맺는 법입니다. 평창의 경기장에서, 판문점에서, 평양에서 심은 씨앗을 아름드리 나무로 키워가야 합니다. 9·19 평양공동선언 2주년을 맞아, 남북의 시계가 다시 돌아가길 바라는 소회가 가득합니다.

 

Celebrating the second anniversary of the Pyongyang Joint Declaration of September 2018.

 

Allow me to look back on the past. Two years ago, I met 150,000 Pyongyang citizens at Neungrado Stadium in Pyongyang. For the first time as President of the Republic of Korea since we had been divided, I made a public speech in front of our compatriots in the North who responded with warm applause. I, with Chairman Kim, declared a Korean Peninsula of denuclearization and peace.

 

In the military domain, a concrete and practical agreement was reached. The agreement led to disarmament in Panmunjom, recovery of remains at Arrowhead Hill, with no armed conflict between the South and the North since then. It is an invaluable step forward. Without our people's eagerness for peace and the support of the international community, it would not have been possible.

 

Although the vivid impression at that time still remains, the progress is currently stalled. As we have not fully overcome internal and external constraints, the inter-Korean agreements have not been implemented in a prompt manner. Nevertheless, our commitment toward peace remains steadfast.

 

The agreements made on September 19, 2018, must be implemented. Nothing in history fades away; seeds sown in history are ordained to grow and eventually bear fruits some day in the future in any form.

 

We shall see the seeds sown in Pyeongchang, Panmunjom, Pyongyang grow to be large trees. Commemorating the second anniversary of the Pyongyang Joint Declaration, I am filled with aspiration for the clock of inter-Korean relations to begin to tick 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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